스포츠조선

[PO3 리뷰]운명의 8회에 몰아친 KT 기사회생. 두산 5대2로 누루고 창단 첫 PS 승리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11-12 21:40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두산과 KT의 PO 3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 2사 1, 3루에서 유한준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환호하고 있는 유한준.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1.12/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가 기사회생했다. 2015년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승리의 감격적인 순간을 맛봤다. 정규시즌에서 들쭉날쭉한 피칭을 해 믿음을 얻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8이닝 무실점 쾌투와 4번 유한준의 결승타에 힘입어 5대2로 승리했다. 2연패 뒤 1승을 챙기며 탈락 위기에서 벗어난 KT는 역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KT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쿠에바스와 알칸타라의 선발 맞대결에선 치열한 자존심 대결이 이뤄졌다. 지난해 쿠에바스가 13승, 알칸타라가 11승을 거뒀고, KT는 더 좋은 성적을 위해 알칸타라 대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영입했다. 알칸타라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새출발.

올시즌 둘의 위상이 뒤바뀌었다. 알칸타라가 20승2패로 다승과 승률왕에 오른 반면, 쿠에바스는 2선발로 10승에 그쳤다. 여전히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쿠에바스 때문에 이강철 감독이 고민을 하는 일이 잦았다. 10승에 머문 쿠에바스는 재계약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 쿠에바스가 1차전 동점 상황에서 구원등판했다가 부진했던 터라 이날 등판이 중요했다. 알칸타라도 다승왕으로서 쿠에바스에 밀릴 수는 없었다.

둘의 멋진 피칭으로 경기는 투수전으로 흘렀다. 0의 행진이 계속됐다.

1회초 KT가 기선 제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선두 조용호가 좌전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는데 2번 황재균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됐다. 히트 앤드 런 작전이 걸린 듯했지만 너무 공이 바깥쪽을 빠진 탓에 황재균이 방망이를 내지 못한 것. 이후 황재균이 좌중간 2루타를 쳐서 1사 2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3번 로하스와 4번 유한준이 범타로 물러났다.

이후 경기는 투수전으로 흘렀다. 1차전서 구원 등판했다가 부진했던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까지 4사구 없이 단 1안타만 내줬다. 3회말 1사 2루, 4회말 자신의 실책으로 된 2사 2루의 위기를 잘 넘겼다.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두산과 KT의 PO 3차전 경기가 열렸다. 6회 2사 3루에서 오재원을 삼진으로 처리한 KT 쿠에바스가 환호하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1.12/
1회에 안타 2개를 맞았던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는 이후 4회까지는 삼자범퇴로 넘겼다. KT는 5회초 선두 강백호의 우중간 2루타에 6번 박경수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알칸타라가 7번 배정대를 삼진, 8번 장성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6회초에도 KT는 1사후 조용호의 좌월 2루타로 기회가 왔지만 2번 황재균의 3루수 플라이, 4번 유한준의 3루수앞 땅볼로 또 득점에 실패했다.

위기를 잘 넘긴 두산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지만 쿠에바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6회말 선두 9번 박건우의 타구를 잡은 KT 유격수 심우준이 1루로 악송구하며 무사 2루가 만들어졌고, 1번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하지만 최다안타왕 2번 페르난데스가 유격수 정면 땅볼을 친 데 이어 3번 오재일이 루킹 삼진을 당했다.


KT는 7회초 선두 강백호가 안타를 치고 박경수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지만 배정대와 장성우가 또 범타로 물러났다. 7회까지 KT의 득점권 성적은 8타수 무안타.

하지만 두들기고 두들겨서 결국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8회초 2사후 2번 황재균의 스트레이트 볼넷에 3번 로하스의 중전안타로 만든 2사 1,3루서 4번 유한준이 유격수 내야안타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유한준은 1회 2사 3루, 6회 2사 1,2루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세번째 찬스에선 득점으로 타점을 올렸다.

이어진 2사 1,3루서 바뀐 투수 홍건희의 초구를 포수 박세혁이 제대로 잡지 못하는 패스트볼이 되며 다시 1득점. 강백호의 고의4구에 박경수의 볼넷까지 이어지며 2사 만루가 됐고, 이때 행운이 찾아왔다. 보라운트 3B1S에서 4구째를 친 게 높이 뜬 플라이였는데 중견수 정수빈과 유격수 김재호 사이에 떨어졌다. 2명의 주자가 여유있게 홈을 밟아 4-0. 승부가 완전히 KT로 넘어갔다. 이어 장성우가 바뀐 박치국에게서 좌전안타를 쳐 5-0.

두산은 8회말 오재원, 9회말 김재환이 솔로포를 쳤지만 이미 분위기는 넘어간 뒤였다.

쿠에바스는 8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허용했지만 3안타 2탈삼진 1실점하며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KT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투수가 됐다. 알칸타라와의 선발 맞대결서 이기며 자존심도 세웠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전혀 쿠에바스를 공략하지 못했다. 8회초엔 수비에서 여러차례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면서 KT에게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