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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가 기사회생했다. 2015년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승리의 감격적인 순간을 맛봤다. 정규시즌에서 들쭉날쭉한 피칭을 해 믿음을 얻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8이닝 무실점 쾌투와 4번 유한준의 결승타에 힘입어 5대2로 승리했다. 2연패 뒤 1승을 챙기며 탈락 위기에서 벗어난 KT는 역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둘의 멋진 피칭으로 경기는 투수전으로 흘렀다. 0의 행진이 계속됐다.
1회초 KT가 기선 제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선두 조용호가 좌전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는데 2번 황재균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됐다. 히트 앤드 런 작전이 걸린 듯했지만 너무 공이 바깥쪽을 빠진 탓에 황재균이 방망이를 내지 못한 것. 이후 황재균이 좌중간 2루타를 쳐서 1사 2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3번 로하스와 4번 유한준이 범타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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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잘 넘긴 두산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지만 쿠에바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6회말 선두 9번 박건우의 타구를 잡은 KT 유격수 심우준이 1루로 악송구하며 무사 2루가 만들어졌고, 1번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하지만 최다안타왕 2번 페르난데스가 유격수 정면 땅볼을 친 데 이어 3번 오재일이 루킹 삼진을 당했다.
KT는 7회초 선두 강백호가 안타를 치고 박경수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지만 배정대와 장성우가 또 범타로 물러났다. 7회까지 KT의 득점권 성적은 8타수 무안타.
하지만 두들기고 두들겨서 결국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8회초 2사후 2번 황재균의 스트레이트 볼넷에 3번 로하스의 중전안타로 만든 2사 1,3루서 4번 유한준이 유격수 내야안타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유한준은 1회 2사 3루, 6회 2사 1,2루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세번째 찬스에선 득점으로 타점을 올렸다.
이어진 2사 1,3루서 바뀐 투수 홍건희의 초구를 포수 박세혁이 제대로 잡지 못하는 패스트볼이 되며 다시 1득점. 강백호의 고의4구에 박경수의 볼넷까지 이어지며 2사 만루가 됐고, 이때 행운이 찾아왔다. 보라운트 3B1S에서 4구째를 친 게 높이 뜬 플라이였는데 중견수 정수빈과 유격수 김재호 사이에 떨어졌다. 2명의 주자가 여유있게 홈을 밟아 4-0. 승부가 완전히 KT로 넘어갔다. 이어 장성우가 바뀐 박치국에게서 좌전안타를 쳐 5-0.
두산은 8회말 오재원, 9회말 김재환이 솔로포를 쳤지만 이미 분위기는 넘어간 뒤였다.
쿠에바스는 8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허용했지만 3안타 2탈삼진 1실점하며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KT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투수가 됐다. 알칸타라와의 선발 맞대결서 이기며 자존심도 세웠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전혀 쿠에바스를 공략하지 못했다. 8회초엔 수비에서 여러차례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면서 KT에게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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