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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월드시리즈 저주의 파괴자' 테오 엡스타인이 시카고 컵스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염소의 저주'를 깬 2016년 맺은 5년 재계약의 만료를 1년 앞둔 시기다. 남은 1000만 달러의 연봉도 받지 않기로 했다.
컵스 구단은 18일(한국 시각) 엡스타인이 9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엡스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시카고에서의 경험은 특별했다. 위대한 컵스에서의 기억을 잊지 않겠다"며 작별을 고했다. MLB닷컴은 엡스타인에 대해 'MLB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경영자'라는 찬사릅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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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의 빈 자리는 제드 호이어 단장이 대신한다. 호이어는 엡스타인의 단장 인생 19년 중 17년, 세 차례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모두 함께 한 '명콤비'다. 그는 "컵스를 한단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두 프랜차이즈의 역사를 바꾼 엡스타인은 인생의 다음 장 또한 인상적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톰 리케츠 컵스 구단주도 "우리는 엡스타인의 지도 아래 108년만의 우승 숙원을 이뤘다. 그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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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컵스는 이제 우승 경쟁팀이 아닌 리빌딩 팀으로 변모 중이다. 엡스타인은 "팀을 위한 장기적인 결정을 2021년에 물러날 예정인 사람이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전적 타격, 자신의 후계자인 호이어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 새 단장을 찾고 있지만, 엡스타인은 '안식년'을 선언했다. 그는 "내년 여름에는 30년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구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뜻을 밝혔다.
엡스타인이 MLB 최장기간 저주 두 가지를 깨뜨리면서, 가장 오랫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됐다. 클리블랜드는 1949년 이후 70년 넘게 우승을 하지 못하며 '와후 추장의 저주'로 불리고 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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