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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비하인드]연봉보다 인센티브가 더 많은 차우찬 계약. "인센티브 조건에 우승은 없어" "사인앤트레이드? 제의도 없었고 할생각도 없었다"

기사입력 2021-02-04 06:05


FA 차우찬. 스포츠조선DB

[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FA 차우찬(34)이 시험대에 올랐다.

보장액보다 인센티브가 많은 계약으로 인해 실력을 보여줘야 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LG는 3일 차우찬과 계약기간 2년에 총액 20억원(연봉 3억원, 인센티브 합계 14억원(연 7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끈질기게 버틴 결과 치곤 선수에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총액만 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계약금도 없이 인센티브가 무려 14억원이나 되는 차우찬의 이름값엔 어울리지 않는 조건이었다.

불과 4년전인 2017년 4년간 총액 95억원의 역대 투수 최고액 대우를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던 차우찬이다. 그리고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팀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었다. 계약 마지막인 지난해에 부상 등으로 인해 13경기만 등판했고, 5승5패, 평균자책점 5.34에 그친게 뼈아팠다. 4년 동안 99경기(선발 98경기)에 등판해 572이닝을 던지며 40승 30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남겼지만 지난해의 부상과 부진이 결국 두번째 FA 계약을 어렵게 했다. 몇차례 만남 속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스프링캠프 시작일을 넘겨서야 합의를 봤다.

계약을 마친 차우찬은 "계약이 늦어져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 캠프 합류가 조금 늦어진 만큼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 걱정과 응원에 꼭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차명석 단장은 "차우찬은 우리 팀의 에이스다. 또한 항상 성실한 자세로 후배 투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이다. 앞으로도 계속 우리 팀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계약은 2일 오후 갑자기 열렸다. 차 단장은 2일 2군 캠프가 열리는 강릉에 있었다. "점심 때 딱 한숟갈 먹었을 때 차우찬 측으로부터 구단으로 들어온다는 전화가 왔다. 밥도 못먹고 잠실로 갔다"라며 웃었다.

차우찬 계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당연히 인센티브다. 연봉 3억원보다 2.3배나 많은 7억원이 인센티브다. 최근 베테랑 선수들과의 FA 계약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인센티브는 선수와 구단의 눈높이가 다를 때 쓸 수 있는 카드. 차우찬의 경우 인센티브를 연봉보다 더 많이 책정해서 차우찬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그만큼 더 많은 액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차우찬이 모든 인센티브를 다 받게 된다면 연봉과 합쳐 10억원을 받게 된다. 지난 4년간 차우찬이 받은 연봉과 같은 액수다.


차 단장은 "구단이 책정해준 연봉을 받아준 차우찬에게 고맙다"면서 "차우찬과 인센티브 내용에 대해 협상을 했었지만 차우찬이 하던대로만 한다면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인센티브를 책정했다"라고 말했다. 각 항목 당 엘리베이터 식으로 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인센티브 액수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팀 우승과 같은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없다. 사인 앤 트레이드설도 있었지만 차 단장은 "어떤 구단으로부터 제의를 받은 적도 없고, 우리 구단도 그렇게할 생각 자체가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계약을 끝내고 차우찬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코로나19 검사였다. KBO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단과 프런트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만 참가하게끔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3일 오후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차우찬은 곧바로 이천으로 와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LG가 4일은 휴식일이라 차우찬은 5일부터 이천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이후 김용일 트레이닝 수석 코치와 몸상태를 점검한 뒤 결과에 따라 훈련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류 감독은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팀 전체로 볼 때 차우찬이 선발진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난다"고 반색하면서 "듣기로는 70% 정도까지 던진다고 하던데 여기 와서 직접 상태를 점검한 뒤에 방향을 정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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