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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1루에서 만나면 '안녕하세요. 이명기입니다'라고 인사드리고 싶어요."
NC 이명기는 SK-KIA-NC를 거치면서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등을 과시하며 KBO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반면 키움 이명기는 1군 데뷔가 아직이다.
'인지도'는 밀리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설종진 고양 히어로즈 감독은 "대형타자라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박병호가 나이가 있으니 대형 1루수로 커야 한다"고 기대했다.
이명기는 스스로에 대해 "파워가 좋은 선수다. 그 외에는 장점이 없다"고 수줍은 소개를 했다.
2019년 퓨처스리그에서 1홈런에 그쳤던 그는 지난해에는 12개의 아치를 그렸다. 공동 2위의 기록이다.
이명기는 "2군에서 타격 코치님과 대화도 많이 하고 박병호 선배님과 같은 좋은 타자들의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작년에 1,2군 캠프에 못가서 심적으로 쫓겼는데, 마음을 편하게 먹자고 생각한 것이 잘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명기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박병호는 이명기의 강력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1루 자리를 놓고 다투는 상대지만, 이명기는 '포스트 박병호'를 꿈꾸며 훈련 동안 '박병호바라기'를 자청했다. 그는 "아직 나는 박병호 선배님의 발톱의 때도 안되는 거 같다"고 웃으며 "훈련을 하면서 많이 물어보고 있고, 유심히 보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 역시 후배가 자신의 뒤를 잇기를 바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명기는 "작년에 한 번씩 아파서 2군에 오셨을 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또 글러브, 스파이크, 장갑 등을 챙겨주시면서 필요한 게 있는지 물어보셨다"라며 "이번에도 방망이를 주셨다. 1루수 포지션도 같아서 미트도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TV에서 보던 분이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고 생각하니 기분도 좋고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프링캠프 목표는 '기복 지우기'다. 그는 "비시즌 동안 트레이닝을 하면서 체중 조절을 하고 코어 위주의 운동을 했다. 예전에는 안정감을 잡으려고 힘이 들어갔는데, 이제는 힘을 빼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타격에서도 기복이 심해서 정확하게 타격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게 하려고 한다. 박병호 선배님도 1루수는 항상 안전하게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1군 데뷔가 없는 그는 1군에서 동명이인과의 만남을 꿈꿨다. 그는 "내가 타석에 들어가면 이명기 선배님 수비에 있고, 선배님 타석에 있으면 내가 수비에 있을테니 방송에서 나오는 이름이 새롭게 들릴 거 같다"라며 "1루에서 만나면 '안녕하세요 이명기입니다'라고 인사를 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아울러 그는 "지금 인터넷에 검색해도 내 프로필은 나오지 않는다. 잘해서 나중에 프로필이 나오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코로나가 빨리 없어져 관중이 많은 곳에서 운동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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