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당장 리그가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김범수는 올 시즌 자신의 자리를 일찌감치 '불펜'으로 잡았다. 거제 1차 캠프에서 호세 로사도 코치에게 이같은 생각을 전했다. 아마 시절부터 달고 있던 고관절 부상의 여파도 있지만, 짧은 이닝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 틀어 막는 임무가 자신이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또다른 이유도 숨어 있다. 김범수는 "거제 캠프부터 불펜 투구를 5차례 했다. 그런데 올해는 벌어지던 팔이 귀 옆으로 잘 붙는다. 예년엔 7~8개 정도 바깥으로 빠지던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가고 있다. 매년 불규칙적이었던 릴리스 포인트도 일정하게 가져가고 있다. 나 스스로 '왜 이러지' 싶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의도적으로 팔각도를 조정한 건 아닌데, 7년 만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감을 얻었다. 올 시즌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범수는 "사실 그동안 야구에서 재미를 못 느꼈다. 공만 빠르지 원하는 곳으로 던지질 못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내가 원하는대로 공이 들어가고 있다. 라이브피칭에서도 그랬다. 실전에선 어떨지 몰라도 이제 야구가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돌파구를 찾으면서 책임감도 더 커진 눈치. 김범수는 "야구에 대한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엔 집중하지 못한 채 이것저것 기웃거렸지만, 이제 나도 7년차다. 그럴 시기는 지났다"며 "내가 자리를 잘 잡아야 후배들도 나를 바라볼 것이다. 개인 성적과 관계 없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 잘 던지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다. 올 시즌 목표를 크게 잡진 않았다. 구속, 커맨드 등 지금 캠프에서의 내 투구를 실전 마운드에서 정확하게 보여주고 싶을 뿐"이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