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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982년 태동한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외국인 감독 맞대결이 펼쳐진다. 비공식 경기이긴 하지만, 역사는 역사다.
지난 시즌 꼴찌 한화는 KIA가 밟은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랐다. 구단 최초로 외국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주인공은 베네수엘라 출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었다.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변화하려는 구단의 의지와 수베로 감독이 지도자로서 걸어온 모습이 잘 맞아 떨어졌다.
공식적으로 윌리엄스와 수베로의 외국인 감독간 맞대결이 성사되려면 다음달 27일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오는 20일부터 막을 올리는 KBO리그 시범경기 기간에는 KIA와 한화가 맞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달 2일 스프링캠프 초반 수베로 감독의 전화번호를 받은 뒤 전화를 걸어 네 차례 연습경기 일정을 조율하면서 외국인 사령탑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러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 직접 기획해 화제를 모았던 '와인 투어'를 수베로 감독에게도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베로 감독에게도 와인 선물과 비슷한 조언을 해볼 생각이다. 10개 구단 감독끼리는 같은 그룹에 속해 있다. 쉽게 말해 동아리 개념으로 여긴다. 감독이 해야 할 일은 결국 선수들을 관리하고 좋은 야구를 하는 것이다. 10명의 감독이 모두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로 기회가 날 때마다 소통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경기라도 승부가 시작되면 선후배는 없다. 오직 승장과 패장이 있을 뿐이다. 실전 감각은 한화가 앞선다. 지난 5일과 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를 모두 이겼다. 5일에는 장단 13안타를 몰아쳐 6대0으로 이겼고, 6일에도 라인업을 싹 바꿨지만 12안타, 8대0으로 키움을 두들겼다.
반면 KIA는 늦은 개막을 염두에 두고 선수들의 몸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때문에 지난 7일 자체 연습경기로 첫 실전을 펼쳐 감각을 깨웠다.
39년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가 벽안의 감독들로부터 새로 쓰인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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