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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제가 홈런을 쳤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선발 포수로 최원준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장승현은 94년생 동갑내기인 친구에게 미안했다. 장승현은 "저 때문인 것 같았다. 미안해서 어떻게든 승리 투수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꾸 찬스가 나에게 왔는데 그때마다 더 집중한 것 같다. 원준이 승을 챙겨주고 싶어서 공도 더 잘보였다"고 이야기했다. 원래 전날(7일) 선발 등판이 예정됐었던 최원준은 경기 시작 직전 미세 먼지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신체 리듬이 꼬였다. 장승현도 "어제 몸을 풀고 오늘 또 풀어서 데미지가 있었던 것 같다. 공에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며 아쉬워했다. 승리는 챙겨주지 못했지만 장승현을 비롯한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최원준의 패전도 지워질 수 있었다.
최근 장승현이 꾸준히 선발 포수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주전 포수 박세혁이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면서부터였다. 김태형 감독은 "장승현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했다. 누구보다 선수 스스로가 알고 있다. '백업'이라는 단어의 한계에 부딪히지 않고,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장승현은 "감독님이 계속 믿고 내보내주시니까 그거에 보답하고 싶다. 감독님이 얼마전에 '앞으로도 백업 선수로 남고싶냐'고 이야기 하셨던 게 인상 깊었다"면서 "경기에 나갈 수 있을때 인상깊은 선수가 되고싶다. 나는 원래 수비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감독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시고 방망이도 잘 맞는 것 같아서 지금 이 시기에 확실한 포수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불태웠다. 장승현의 입단 후 두산에는 양의지, 박세혁으로 이어지는 좋은 포수들이 계보를 이었다. 늘 세번째, 네번째 포수로 분류됐었지만 '영원한 백업'은 없다. 선배들의 플레이는 장승현에게도 많은 자극이 됐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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