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줌인]긴박했던 9회말, 한꺼번에 몰려나온 '82년생 추승민'이 그려낸 진풍경

기사입력 2021-06-03 06:12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SSG 추신수가 2루타를 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6.02/

[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SSG vs 삼성의 시즌 5차전이 열린 2일 SSG 랜더스필드.

삼성이 8-7로 앞선 9회말. 좀처럼 보기 드문 진귀한 장면이 펼쳐졌다.

몇 안 남은 프로야구 현역 최고참 1982년 생 3명이 그라운드에 몰려나왔다.

1점 차 승부를 지키기 위해 삼성 오승환이 마운드에 섰다.

SSG 선두 타자는 바로 추신수. 반드시 막아야 할 오승환과 반드시 출루해야 할 추신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두 선수. 이미 최고의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친 적도 있다. 빅리그에서는 2타수2안타 1타점을 기록했던 추신수의 승리.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찾아온 KBO 무대.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SSG 추신수가 2루타를 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6.02/
복귀 후 투-타 첫 만남이 묘한 상황에 이뤄졌다. 드디어 성사된 친구 맞대결. 긴박한 상황에서 마주섰다.


오승환은 추신수 복귀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진심어린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팀 승리가 걸린 중요한 순간일 공산이 크기 때문에 추신수 선수를 의식하기 보다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타자로 집중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오승환은 선두 타자 추신수와 신중한 승부를 펼쳤다.

초구 바깥쪽 146㎞ 패스트볼 파울에 이어 2구 146㎞ 직구로 빠르게 유리한 카운트를 점령했다. 하지만 바로 정면 승부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유인구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추신수는 특유의 선구안으로 골라냈다. 4구째 136㎞ 슬라이더가 살짝 가운데로 몰렸다. 지체 없이 배트가 나왔다. 떨어지는 공을 퍼올려 오른쪽 담장을 직격했다. 선두 타자 2루타. 전날도 0-0이던 9회말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며 결승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던 추신수. 이틀 연속 짜릿한 승리를 꿈꿀 만 했다.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2루, SSG 최주환 타석슌 2루주자 김강민이 삼성 포수 김민수의 견제에 걸려 태그아웃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6.02/
무사 2루. 추신수 대신 또 다른 82년생 김강민이 2루 대주자로 나갔다. 1982년 생 세 친구, '추승민(추신수 오승환 김강민)'이 동시에 그라운드에 등장한 진풍경.

하지만 김강민은 1사 후 최주환 타석 때 오승환의 5구째 원바운드 된 공이 포수 앞으로 굴절되는 사이 2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태그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통한의 주루사. 최주환 마저 삼진 아웃되면서 경기는 그대로 삼성의 8대7 승리로 끝났다.

추신수의 2루타는 팀 패배 속에 역전 드라마로 이어지지 못했다.

진땀 마무리 속 오승환은 가장 먼저 15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국내에서 처음 만난 친구 추신수에게는 졌지만, 팀의 소중한 승리는 지켰다. 적극적 주루 플레이로 1사 3루를 만들려던 김강민은 포수 김민수의 빠른 대처와 자연태그 된 레이저 송구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결과를 떠나 82년생 세 친구가 한 순간, 한 공간에서 교차했던 순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본 양 팀 팬들에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귀한 장면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