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구 한화전에서 삼성의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은 이원석이었다. 이원석은 1회말 2사 만루에서 한화 윤대경을 상대로 결승점으로 연결되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시즌 6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윤대경과 2B2S로 맞선 이원석은 127㎞ 체인지업이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자 미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높게 뜬 타구는 빠르게 좌측 담장으로 향했고, 곧 3루측 삼성 홈 팬들을 열광시키는 만루포로 연결됐다.
자칫 힘들게 전개될 수도 있었던 승부였다.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은 첫 이닝 한화 타자들과의 승부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지난 4월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뷰캐넌에게 탈삼진 11개를 헌납하며 완봉패했던 한화 타자들은 이날 첫 이닝 뷰캐넌을 물고 늘어지는데 초점을 맞췄고, 투구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원석의 만루포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넘어갔고, 2회부터 뷰캐넌의 삼진쇼가 펼쳐지면서 삼성은 여유롭게 리드를 가져가며 추가점까지 얻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원석의 한방이 뷰캐넌도 살리고 팀 승리까지 이끈 '보약'이 됐다.
이원석은 경기 후 "주자 없을 때 출루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기 때문에 루상에 주자가 많이 있을 때 적극적인 타격으로 타점을 올리려고 집중하고 이 상황을 더 즐기다 보니 만루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선두권 싸움도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며 "원정 경기도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는데 선수들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힘을 얻고 있다. 부상 없이 계속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