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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도쿄올림픽은 선수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대표팀에 승선해 일본전서 8회 결정적인 3실점을 했던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에게 올림픽은 인생의 히로애락을 모두 맛보게 한 것이었다.
올림픽은 고우석에겐 꿈의 무대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보면서 올림픽에 대한 꿈을 키운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어릴 때 봤던 올림픽은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너무 생생히 기억이 난다"면서 "내가 본 올림픽은 너무나 멋있었는데 내가 나간 올림픽은 너무 안좋은 시선으로 보이는 것 같아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라고 했다.
그에게 가장 아쉬운 경기는 당연히 일본전이었다. 2-2 동점이던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3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었다. 병살로 끝낼 수 있었는데 1루를 밟지 못해 이닝을 끝내지 못한 것이 결국 야마다 데스토의 3타점 2루타가 됐다. 이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선 2회부터 나와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다.
큰 무대를 경험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하게 됐다. 고우석은 "좀 다른 야구를 접하다보니까 눈이 더 높아진 것 같고 내가 낮아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인 오승환에게서도 좋은 조언을 들었다고. "오승환 선배님이 캐치볼을 하면서 지금 내가 던지는 공으로 타자를 쉽게 잡아야 한다고 하셨다. 내 공의 장점을 말씀해주시면서 극복해야할 단점도 말씀해 주셨다"는 고우석은 "감각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다. 좀 더 공을 눌러주면서 던지는 노하우도 말씀해 주셨다"라고 오승환과의 일화도 말했다.
이제 올림픽의 아쉬움은 접어두고 시즌의 현실로 돌아왔다. "야마다와 다시한번 승부하고 픈 마음도 있고, 올림픽에서의 아쉬움도 있다"는 고우석은 "지금은 LG 선수다. 그 생각은 뒤로 미루고 시즌만 생각한다. 남은 것은 소속팀의 우승이다. 이거라도 안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고 LG의 우승에 대한 강한 욕망을 드러냈다.
고우석은 지난 17일 KT 위즈전서 5-3으로 앞선 9회말 2사후 호잉에게 2타점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었다. 하지만 이틀 뒤인 19일엔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삼자범퇴로 막고 든든한 마무리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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