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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국제패'까지 앞으로 두 걸음. 교토국제고가 외국계 학교 역사상 첫 고시엔 출전에 우승까지 넘본다.
경기 후 고마키 노리쓰구 도쿄국제고 감독은 닛칸스포츠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여기까지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내 생각보다 더 믿음직했다"고 말했다. 주장 야마구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8회말 1사 만루에서 나카가와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고, 4번타자 겸 에이스 모리시타의 내야땅볼 때 3루주자 다케다가 홈으로 뛰어들어 세이프됐다. 연습의 결과였다. 다케다와 모리시타는 "이런 상황에선 땅볼을 치기로 했다. 3루주자는 타자가 치는 순간 홈으로 뛰어든다"고 설명했다.
고시엔 경기 직전에는 양 팀 모두, 끝난 뒤에는 승리팀만 교가가 연주된다. 연신 울려퍼지는 교토국제고의 교가는 한국어다. 고시엔에 출전하는 일본 소재 학교임에도 가사에 '동해'가 포함됐다. 고시엔에 출전한 교토국제고 야구부원 40명은 모두 일본인이지만, 이들은 '동해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가사를 거침없이 합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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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야구부가 생긴 지 22년째. 교토국제고로선 뜻깊은 해다. 지난 봄 추계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뽑는 봄 고시엔(선발 대회)에 첫 출전, 16강까지 올랐다. 당시엔 끝내기 패배에 울어야했다.
여름 고시엔은 4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도도부현) 49개팀(도쿄·홋카이도 각 2팀)이 참여하는 '진검 승부'다. 각 지역 대표간 격돌인 만큼 매 경기마다 뜨거운 응원이 뒤따른다. 출전 고교만 3603개에 달한다. 교토국제고는 교토 지역 예선을 뚫고, 본선 32강에서 마에바시이쿠에이고(1대0, 군마현), 16강에서 니쇼가쿠샤대학 부속고(6대4, 도쿄도)를 꺾은데 이어 8강에서 쓰루가케히고(후쿠이현)마저 격파하며 준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본선 첫 상대였던 마에바시이쿠에이고는 8년전인 2013년, 여름 고시엔 첫 출전에 우승을 거머쥔 강호다. 교토국제고가 그 기운을 받았다면, 8년만에 '첫 출전에 우승'이란 신화를 노려볼만하다.
교토국제고는 오는 28일 시립가쿠엔고교(나라현)와 준결승을 치른다. 승리할 경우 시립와카야마고(와카야마현)-고베국제대학 부속고(효고현)의 승자와 29일 결승전을 치른다. 스포츠호치 등 현지 매체들도 일제히 교토국제고의 선전을 비중있게 다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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