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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은 올 시즌 2번 타순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8년 두산 육성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발은 최재훈은 줄곧 백업 역할에 그쳤으나, 한화에서 야구 인생의 기지개를 켰다. 올 시즌 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가운데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우고 있는 점은 스스로 큰 의미를 가질 만하다.
9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재훈은 "처음에 감독님이 '(타순이) 2번으로 갈 수도 있다'고 이야기 했을 땐 가능성 정도로 여겼다"며 "실제로 2번을 치게 되니 어려움이 많았다. 체력적 문제도 있었지만, 출루 후 안타가 나왔는데 홈에서 아웃되면 곤란한 일 아닌가. 어떻게든 출루율을 높여서 살아나가고,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했다. 타격이 안될 땐 수비에서라도 보탬이 되자 싶었다. 지표를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고 밝혔다. 2번 타자 자리를 두고는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때"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등락이 반복되는 타격 사이클은 있었다. 이럼에도 100안타 가까운 기록을 만든데는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의 도움이 컸다. 최재훈은 "초반엔 나랑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느낌에 훈련을 건너 뛰기도 했다. 코치님이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던 때도 있었는데 그러질 않으시더라. 고민을 거듭할 때 워싱턴 코치님이 '나를 믿어봐라. 안되면 하지 말고, 되면 쭉 따라오라'고 하셔서 해봤는데 후반기에 그 부분이 잘 맞았다. 최근엔 '그것 봐라. 왜 (나를) 안 ?G나'라고 핀잔을 들었다"고 밝혔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생애 첫 FA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재훈은 마음을 비운 지 오래다. 그는 "시즌 초반엔 생애 첫 FA시즌이니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내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니 부담감이 생기고 잘 안될 때 두 배 더 힘들더라. '내가 이 정도였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FA를 지우고 마음 편히 코치님-선수들과 대화하면서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 지표에 대해 생각을 내려놓으니 커리어 하이를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최재훈은 "선수단이 젊어진 만큼 초반엔 혈기로 달렸는데, 후반엔 부담이 되면서 처지는 감이 있었다. 쭉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잡질 못했다"며 "좀 더 많이 뛰고 수비에서도 허슬플레이를 거듭하면 우리 팀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정말 소중히 여기고 투쟁심을 이어가야 한다"고 활약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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