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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속담중에 '사람은 태어나면 한양으로, 말은 제주도로'라는 말이 있다. 야구에선 '투수는 잠실로'라는 말이 생길 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이 잠실을 쓰는 두산과 LG로 간 것은 이유가 있다. 아무래도 잠실이 큰 구장이라 투수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두산, LG로 이적해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가 많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조쉬 린드블럼과 KT 위즈에서 뛴 라울 알칸타라가 두산에 와서 리그 톱이 된 것이 좋은 예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에서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2016년에도 10승(13패)을 거뒀다. 이후 가족 때문에 재계약을 하지 않고 미국으로 갔던 린드블럼은 2017시즌 중반 롯데로 돌아와 5승3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두산으로 이적한 뒤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로 달라진 피칭을 하더니 2019년엔 20승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방출됐던 베테랑 투수들이 두산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도 했다. 김승회는 2016년 SK 와이번스에서 1스1패 4홀드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방출됐다. 그를 부른 친정팀 두산에서 김승회는 부활했다. 2017년 7승4패 11홀드, 2018년 3승4패 3세이브 11홀드, 2019년 3승3패 3세이브 7홀드 등으로 불펜에서 활약을 하고 은퇴했다.
삼성과 한화에서 뛰었던 배영수는 2018시즌을 끝으로 방출됐는데 두산에서 한번 더 기회를 얻었다. 2019년 37경기서 1승2패를 기록한 배영수는 그해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으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 투수로 팀의 우승을 결정지어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LG에도 잠실 효과를 누린 투수가 있다. 바로 올시즌 왼손 셋업맨으로 활약한 김대유다. 넥센, SK KT를 거치면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김대유는 올시즌 LG에서 64경기에 등판해 4승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의 훌륭한 성적으로 단숨에 팀내 왼손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잠실에 와서야 꽃을 피운 스타일이다.
이들이 잠실에서 부활의 피칭을 할 수 있을까. 또한번의 잠실 신화가 쓰여질 지도 모를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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