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차지명 계보 이은 고교 후배에게…"부상없이 배우자" [SC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1-03 01:52 | 최종수정 2022-01-03 19:10


안재석.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고교 1년 후배가 마지막 1차 지명 계보를 이었다. 당찬 1년을 보낸 선배는 흐뭇한 마음과 함께 조언을 남겼다.

서울고를 졸업한 안재석(20·두산 베어스)은 2021년 1차 지명을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04년 김재호 이후 17년 만에 두산에 입단한 1차 지명 내야수.

KBO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를 끝으로 1차 지명 제도를 폐지했다. 두산은 마지막 1차 지명 선수로 이병헌을 지명했다. 안재석의 서울고 1년 후배다.

안재석도 미소를 지었다. "친한 후배와 같은 팀이 됐다. 같은 1차 지명이라서 기분 좋다"라며 "(이)병헌이가 지명 후 엄청 많은 걸 물어보더라"라며 웃었다.

이병헌은 지난 7월과 8월 팔꿈치 인대 수술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남들보다 조금은 늦게 출발하게 된 후배의 모습이 안재석도 안타까웠다. 후배를 향한 조언 이야기에 "내가 조언할 위치는 아니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건강을 강조했다. 안재석은 "안 다치는 것만으로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년 동안 부상없이 배우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다치는 것만 조심했으며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고 이병헌. 스포츠조선DB
안재석도 후배를 맞아 부끄러움 없는 1년을 다짐했다. '제 2의 김재호'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잠재력을 보여준 안재석은 첫 해부터 당찬 활약을 펼쳤다. 96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2할5푼5리 2홈런을 기록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백업 내야수로 뛰면서 알찬 1년 차를 보냈다.

안재석은 "이렇게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뛸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어떻게 보면 1군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소화한 걸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1년을 돌아봤다.

그는 이어 "내가 TV로만 봤던 우상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좋고 재미있었다. 좋은 경험이 됐다.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롤모델인 김재호의 조언도 성장에 도움이 됐다. 김재호 역시 자신의 뒤를 이을 유격수 후배를 향해 훈련 중간 아낌없이 조언을 했다. 시즌 중에는 "급한 모습이 보이니 조금은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기도 했다.

안재석도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 거 같다"고 고마움은 전했다.

많은 조언을 받으면서 성장한 안재석은 김재호의 공백을 안정적으로 메우고 있다. 안재석은 1년 차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으로 4월 16~18일 LG 트윈스와의 3연전 꼽았다. 그는 "시즌 초반 김재호 선배님이 출산 휴가 가셨을 때"라고 운을 떼며 "그 전에 KT전에서 첫 선발 출전을 했는데 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떨리기만 했는데 LG전은 조금 여유가 생기다보니 잘 됐다. 그 때 겁 없이 야구를 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가을야구에서의 경험도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안재석은 "사실 첫해부터 정규시즌이 대부분 무관중이었다. 가을야구 때는 관중이 많이 들어와서 재미있었다"며 "압박감도 물론 있었지만 상황이 재미있었고 사람들 많은 게 좋았다. 좀 더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형들이 즐기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엔트리에 어린 선수들이 많았는데 선배님들이 '우리가 할 테니 편하고 재미있게 해라'는 조언을 해줬다. 실제로 편하고 재미있게 하다보니 좋은 결과도 나왔고 팀도 승리했다"고 이야기했다.


안재석.스포츠조선DB
아쉬운 점도 있었다.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책이 종종 나오면서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안재석은 총 13개의 실책을 했다.

유격수 출장에 대한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오히려 안재석은 "내야 어느 포지션이든 나가고 싶었다. 경기에 뛴 거 자체가 경험이었다"고 의의를 뒀다. 다만, "유격수에서 실책이 한 두개씩 나오다보니 난 괜찮은데 몸이 기억하는 느낌이었다. 순간순간 생각이 나면서 실책을 하지 않았나"라고 아쉬워했다.

안재석은 "구장이 좋아서 불규칙 바운드는 크게 없었는데 체력적이나 멘털적으로 힘들었다. 실책도 체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 같다"라며 "2년 차에는 수비를 좀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 경기라도 더 나갈 수 있을 거 같다"고 욕심도 내비쳤다.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안재석은 "첫해부터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보완 많이 해서 2년 차에는 좀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