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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137㎞↓' 첫 홈런 내준 최준용. 50구의 벽을 넘어라 [부산리포트]

최종수정 2022-03-21 18:51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2 KBO리그 시범경기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최준용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3.14/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위력적인 공을 가진 젊은 불펜투수. 성적까지 좋다면, 반드시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저런 투수 왜 선발로 안 쓰나'하는 의문이다.

하지만 선발 전향이 말처럼 쉽지 않다. 구위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에 익숙해진 투수가 타자와의 머리싸움을 익히고,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는게 만만찮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1)는 지난해 최고의 필승조 불펜 중 한명이었다. 44경기 47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의 호성적을 냈다. 특히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온 후반기 평균자책점만 보면 1.86이었다.

내친 김에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올봄 최준용의 선발 전환을 준비시켰다. 프로 데뷔 이래 최준용의 최대 투구수는 31구(2차례)였다. 2020년과 2021년 딱 1차례씩 있었다. 서튼 감독 부임 이후론 많아도 25구 미만에서 끊어주는게 일반적이었다. 최준용은 스프링캠프에서 리키 마인홀드 투수총괄의 세심한 관리를 받아 차근차근 투구수를 늘렸다.

21일 NC 다이노스전은 최준용이 프로 데뷔 이래 첫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KBO 공식경기 선발 등판은 처음이다. 최준용의 선발 도전이 알려진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 전 슌는 선발 박세웅(4이닝)의 뒤를 이어 3이닝 무실점, 투구수 44개를 기록한 바 있다.

구위는 좋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찍혔고,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겨우내 맹연습한 커브와 체인지업의 낙차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다소 불안했다. 손아섭에게 이적 후 첫 안타를 내줬고, 양의지에게도 좋은 변화구를 던졌지만 볼넷을 허용했다. 다행히 마티니를 외야 뜬공으로 마무리지으며 한숨을 돌렸다. 1회 투구수만 22개였다.

2회까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투구수의 벽은 만만찮았다. 앞서 경기전 서튼 감독은 최준용에 대해 "이닝으로는 3이닝, 투구수로는 50~65개 정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준용.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30구를 넘기면서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확연했다. 3회초에는 직구 구속이 140㎞ 미만까지 떨어진 모습도 포착됐다. 첫 타자 박건우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정민수의 먹힌 타구는 2루수 키를 넘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손아섭의 날카로운 타구가 롯데 중견수 피터스의 발빠른 수비에 막혀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잠시.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기어코 좌측 담장을 넘는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자칫 파울이 나오기 쉬운 몸쪽 좋은 공이었다. 양의지가 잘 쳤다"면서도 "최준용의 구위가 떨어진 것은 분명해보인다"고 강조했다.

최준용은 남은 2타자를 범타 처리한 뒤 이승헌과 교체됐다. 3이닝 4안타(홈런 1) 3실점. 2볼넷이 눈에 밟히지만, 삼진도 2개를 추가했다. 다만 공교롭게도 선발 경쟁자인 이승헌은 4~6회 3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1개, 무실점으로 잘 막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 겨울 사직구장은 홈플레이트를 뒤로 3m 가량 당기고, 펜스를 6m로 높이는 등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의 변모를 거쳤다.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팀타율 3할이 넘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도 아직 홈런이 하나도 없다. 양의지의 홈런은 이번 시범경기 원정팀의 4번째 홈런이다.

최준용은 이인복 김진욱 이승헌 나균안 등과 4~5선발을 다투는 입장. 지난해 후반기 선발투수로 확실한 기량을 보여준 이인복이 한발 앞서있는 상황이다.

최준용이 선발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일단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선발 다툼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튼 감독은 "시범경기 끝날 때쯤 누가 선발로 나갈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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