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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은 한화 이글스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1회말 2사후 볼넷-안타-안타로 첫 실점을 했다. 실점이라는 결과보다는 내용이 문제였다. 한화 타자들의 끈질긴 커트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2회말에도 2사 2루에서 유인구를 뿌렸으나, 마이크 터크먼의 방망이를 피하지 못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터크먼의 안타 뒤 양현종이 다소 허탈해하는 표정이 TV 중계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2회까지 55개의 공을 뿌리며 2실점한 양현종이었지만, 믿음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초반 고전은 선발 투수에게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 더구나 팀 타율, 타점 1위인 KIA 타선의 능력을 고려할 때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였다. 올 시즌 양현종이 등판할 때마다 집중력을 보여줬던 타선의 힘이 다시 발휘될 것처럼 보였다.
6회초 KIA 타선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미레즈를 상대로 2사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우전 안타에 이어 최형우의 적시타가 터지며 추격점을 뽑았다. 김선빈까지 볼넷 출루하면서 역전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라미레즈는 전날 4안타를 치고 벤치에 대기하고 있던 대타 박동원을 땅볼로 잡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라미레즈가 6회까지 총 112개의 공을 던진 상태. 양현종에겐 6회말을 잘 막고 7회 타선 지원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결국 고개를 떨궜다. 1사후 김인환과 노수광에 연속 2루타를 내줬고, 박상언에게도 중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2실점했다. 114개의 공을 던졌으나, 늘어난 실점에서 더 이상 버티긴 어려웠다.
KIA는 이날 한화에 1대4로 패했다. 양현종이 1561일만에 한화전 패전 투수가 된 날이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