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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로 나와야 한다"…3G 연속 홈런, 야생마가 달린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8-07 03:13 | 최종수정 2022-08-07 13:02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키움 푸이그가 솔로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8.06/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올해 항상 나오는 질문이었는데…."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관심 중 하나는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32)의 활약 여부였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132홈런을 날렸던 강타자였던 만큼, 푸이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줘 '야생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키움은 푸이그의 에너지가 키움의 젊은 선수와 잘 융화돼 시너지가 되길 기대했다.

전반기 푸이그의 모습을 기대 이하였다. 70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2할4푼5리 9홈런에 그쳤다.

자연스럽게 홍원기 키움 감독에게는 푸이그의 반등 여부에 대한 질문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홍 감독은 그때마다 안타까움과 답답한 마음이 공존한 답을 했다.

지난 2일 홍 감독은 "이제 50경기도 남지 않았는데, (KBO리그에) 적응은 했다고 봐야 한다. 이제 결과로 나와야 한다"라며 "본인도 답답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키움으로서는 푸이그의 한 방이 소중했다. 100경기를 치르는 동안 키움은 팀 타율이 2할4푼9리에 머물렀다. 98경기를 치른 최하위 한화 이글스(0.247)에 이은 팀 타율 9위에 성적이다. 홍 감독 역시 "중심타선이라면 찬스에서 타점도 올리고, 장타도 뽑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짚었다.

사령탑의 답답한 마음이 드디어 통했을까. 푸이그가 마침내 메이저리그를 휘젓고 다니던 '야생마'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키움이 바라던 장타력을 확실하게 더해줬다.

지난 4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날린 푸이그는 5일과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홈런을 터트렸다. 푸이그의 연속 경기 홈런은 이번이 처음.


특히 6일 경기에서는 공·수가 완벽하게 빛났다. 공격에서는 홈런 포함 3안타, 사구 하나를 더하면서 4출루 경기를 펼쳤다.

수비에서도 푸이그는 실력 발휘를 톡톡히 했다. 6일 우익수로 출장한 푸이그는 7회말 1사 만루에서 채은성의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따라가 마지막 순간 몸을 날려 잡아냈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지만, 더 큰 실점은 지울 수 있었다.

키움은 2019년 제리 샌즈 이후 외국인타자 덕을 못봤다. 테일러 모터, 에디슨 러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윌 크레익 등 짧은 시간 많은 외인 타자가 스쳐갔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모두 웃지 못했다. 키움으로서는 다소 늦기는 했지만, 야생마의 질주가 멈추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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