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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100억원 FA(자유계약선수) 계약, 통산 타율 3할2푼8리.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2)는 거침없이 달려왔다. 최고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돈과 명예를 얻었다.
"전반기는 진짜 많이 낯설었어요. 형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이)용찬 형, (양)의지 형이 미리 와 있었잖아요. (이)재학이도 두산에 있었고요."
지난 2017년 3할6푼6리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까지 KIA 타이거즈 김선빈(3할7푼)과 타격왕 경쟁을 하다가, 다쳤다. 2위로 시즌을 마쳤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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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만 못 쳐도 한 1푼, 2푼 떨어지는 게 야구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욕심이 나고 그랬을 텐데 지금은 신경 안써요. 지금 400타석이 넘고 그랬다면 해보고 싶겠죠. 이제 200타석 넘어 300타석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냥 편하게 야구하고 싶어요."
타격왕 자리가 한시즌 내내 최고 성적을 낸 선수에게 돌아가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팀 내 자신의 역할을 힘주어 이야기했다. 혼자 잘 하는 야구가 아닌 팀 야구를 말했다.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고 야구가 잘 안 되고 있는 선수도 많아요. FA를 앞둔 선수들도 많고요. 투수들이 안 좋은 상황에서 내려왔을 때 위로해주는 것, FA 앞둔 선수가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받게 하는 게 제 역할같아요. 시즌 초반에 의지 형 등 선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어요. 의지 형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어요."
두산 시절 매년 한국시리즈에 갔다. 야구 잘 하는 선수가 수두룩했다. 본인 역할만 하면 됐다. 그런데 이적 후 첫 시즌 초반, 팀이 많이 흔들렸다. 낯선 경험이었다.
"(손)아섭이 형이 '다른 팀이 우리 팀을 당연히 잡고 가야할 팀으로 생각하는데 자존심이 상하지 않느냐'고 했어요. 많이 공감했어요. 5강에 들면 좋겠지만 우리만의 플레이를 하면 좋겠어요. 요즘 진짜 잘 하고 있는데 이렇게 가면 좋은 위치에 올라가 있지 않겠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이 힘들었잖아요."
총 100억원 FA 계약 금액에는 박건우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가 담겨 있다. 또한 책임감을 동반한다.
"개인 성적이 좋다고 마음이 편하겠어요. 팀이 잘 돼야 저도 빚을 보는 거 아닌가요. 저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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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박건우는 중견수로 출전중이다. 두산 시절에는 주로 우익수로 나섰다. 외야 수비의 핵인 중견수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치는 스마트 선수(손아섭)가 우익수로 있는데, 제가 당연히 중견수로 나가는 게 맞아요. 처음에 왔을 때 (외국인 선수)알테어가 진짜 좋은 수비를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수비범위가 굉장히 넓었다고 하더라고요. 부담이 됐고 스트레스가 있었죠. 하지만 내 것만 잘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다보면 나중에 인정받을거고요. 저도 그렇게 못하는 수비라고 생각 안해요."
지난 5월 이동욱 감독이 사퇴하고 강인권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박건우는 강 감독대행과 두산 시절 선수-코치로 함께 한 인연이 있다.
"우리 감독님 진짜 좋은 분입니다. 우리가 잘 해 성적으로 보여줘야죠. 그래야 오래 함께 할 수 있잖아요. 선수들이 못하면 결국 책임은 감독님이 져요. 선수들이 한발 더 뛰려고 해요."
강인권 감독대행은 행복한 야구인이다.
창원=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