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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에 치인 8년 무명→30세 방출→'포수 왕국'서 제2의 인생…레전드도 "괜찮다" [부산핫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8-18 13:28 | 최종수정 2022-08-18 13:51


두산 포수 안승한이 SSG 추신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8.14/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안승한? 괜찮은 포수다. 수비가 좋고, 타격에서도 하나씩 해준다."

30세 방출 포수가 '포수 왕국'에서 레전드의 인정을 받았다. FA 시즌을 맞이한 주전 포수의 뒤를 받치는 제 1백업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두산 베어스 안승한(30)이 그 주인공이다.

안승한은 올해로 KBO리그 입단 9년차의 중견 포수다. 하지만 1군 경험은 없다시피하다.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올시즌을 제외하면 2019년 36경기가 사실상 유일하다.

2014년 창단 직후 2군 시절 KT 위즈에서 안중열과 주전 다툼을 벌였지만, 이듬해 박세웅과의 트레이드로 장성우가 영입되고, 백업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군복무를 선택했다.

2019년 윌리엄 쿠에바스의 전담 포수로 데뷔 첫 1군 생활을 만끽했다. 하지만 이듬해 KT가 허도환과 이홍구를 영입하고, 신인 강현우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안승한이 설 자리는 없었다. 결국 2021시즌이 끝난 뒤 방출, 입단 테스트를 거쳐 두산으로 옮겼다.

양의지가 창원으로 떠난 뒤에도 두산은 '포수 왕국'의 입지를 잃지 않았다. 장승현과 최용제는 타팀 주전 포수들 못지 않다는 평을 받던 선수들이다. 프로 입단 6년차 유망주 박유연도 있다. 때문에 영입 당시만 해도 '포수는 다다익선'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2군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미트질 기본기가 충실하다는 평.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생애 첫 멀티히트를 치며 방망이에도 힘이 실렸다.


두산 안승한.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경험이 풍부해 볼배합이 유연하고, 방출선수 특유의 절실함도 있어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도 좋은 인상을 거듭 남겼다. 덩치가 좋아 구위는 좋지만 제구에 약점이 있는 두산의 영건들이 던지기 편하고, 어깨도 강하다. 11경기를 뛰는 동안 단 한번도 도루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도루저지 2번) 머리싸움에도 강점이 있다.

후반기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곽 빈과의 궁합이 특히 좋다는 평. 프로에서 긴 시간 고생한만큼 굳은 심지도 지니고 있다.

김 감독은 안승한에 대해 "뽑을 때는 나이가 그렇게 많은지도 몰랐다. 올해 서른이더라"면서도 "경험이 많고, 좋은 수비력을 지닌 포수"라고 호평했다.

스프링캠프 당시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고. 김 감독은 "그때는 몸이 안 돼있었다. 그런데 2군에서 좋은 보고를 계속 받았다. 한번 보자 하고 1군에 올렸더니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조경택 배터리코치도 '박세혁 다음 포수로 괜찮습니다' 자신있게 얘기하더라. 좋은 선수"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들 열심히 하지만, 안승한은 절실함이 눈에 보인다. 어떻게든 하나라도 악착같이 하려고 한다. 감독 입장에선 좋다. 잘해주고 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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