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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동료는 '지지않는 해'가 됐는데, '무관의 4351억' 투수 또 좌절?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8-28 18:07 | 최종수정 2022-08-28 19:32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은 지난 27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11개의 삼진을 잡아 시즌 2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역대 최강 선발 원투 펀치로 201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와 게릿 콜을 빼놓기 어렵다.

그 해 두 선수는 사이영상을 다툴 정도로 커리어 하이를 올리며 전성기를 함께 누렸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쟁 속에 사이영상은 벌랜더가 차지했다. 30명의 기자단 투표에서 1위표를 벌랜더는 17개, 콜은 13개를 가져갔다. 치열했다.

벌랜더는 34경기에서 223이닝을 던져 21승6패, 평균자책점 2.58, 300탈삼진, 콜은 33경기에서 212⅓이닝을 투구해 20승5패, 평균자책점 2.50, 326탈삼진을 각각 기록했다. 콜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서 리그 1위에 올랐지만, 다승과 투구이닝 1위 벌랜더에 조금 부족했다.

그러나 같은 성적을 놓고 지금 투표를 한다면 콜이 이길 지도 모르겠다. 3년 전과 비교해 다승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요즘 사이영상 평가 기준은 평균자책점, 투구이닝, 탈삼진 순으로 보면 된다. 여기에 WHIP와 피안타율도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콜은 사이영상 차점자에 그쳤지만, '지는 해' 벌랜더보다 '뜨는 해'로 각광받았다. 그리고 그해 겨울 FA가 돼 9년 3억2400만달러로 역대 투수 최고 대우를 받고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둘의 위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벌랜더는 '지지 않는 해'가 됐다. 붉은 기운을 잔뜩 품고 3년 만에 다시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23경기에서 149이닝을 던져 16승3패, 평균자책점 1.87, 148탈삼진. 아메리칸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다. 사이영상 1순위 후보다.

2020년 9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벌랜더는 작년을 통째로 쉬며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왔다. 지난 겨울 FA가 돼 휴스턴과 1년 2500만달러, 2023년 2500만달러 선수 옵션을 조건으로 재계약했다. 옵션 조건 130이닝은 이미 채워 내년에 본인이 원하면 2500만달러를 받고 휴스턴에서 한 시즌을 더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올해 건강을 입증한 벌랜더는 사이영상까지 수상한다면 FA 시장에 나갈 가능성이 높다. 투수 최고 연봉인 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와 같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 슈어저는 지난 겨울 3년 1억3000만달러, 평균 연봉 4333만달러에 계약했다.

벌랜더와 달리 콜은 양키스 이적 후에도 아직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총액 기준 몸값은 역대 1위지만, 사이영상 경력은 없다. 지난해 16승8패, 평균자책점 3.23, 243탈삼진을 올리며 사이영상 투표에서 또 2위에 머물렀다.

올시즌에는 26경기에서 157⅔이닝, 10승6패, 평균자책점 3.31, 200탈삼진을 마크 중이다. 탈삼진과 투구이닝 리그 1위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13위, WHIP(1.01) 5위, 피안타율(0.208) 6위에 그치고 있다. 종합하면 사이영상 후보 3~4순위로 보면 된다. 올해도 벌랜더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 '무관'의 최고 몸값 투수로 한 시즌을 또 보내게 생겼다.

하지만 그는 지난 27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7⅓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모처럼 호투하며 40일 만에 승리를 챙기며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특히 탈삼진 11개를 추가해 생애 5번째로 시즌 200탈삼진을 돌파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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