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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우승' 레전드, '악연' 부산行 결정한 속내 "난 승부사…물불 안 가리고 이기겠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0-16 09:01 | 최종수정 2022-10-16 09:11


두산 시절 배영수 코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수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만 8번 차지한 승부사. 비공인 10이닝 노히트노런의 절대 에이스.

이제 코치가 된 배영수가 두산 베어스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는다. 부임하기 전부터 거침없는 언행으로 부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배 코치는 스포츠조선에 "('D급 투수' 등의 발언에 대해)다 코치로서 잘해보자고 한 얘기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오는 17일 시작되는 마무리훈련부터 곧바로 합류할 예정. 모든 투수들에게 '마무리캠프에서 증명하라'며 숙제를 내민 그다.

곽 빈, 정철원(이상 두산)의 이야기를 꺼내자 "원래 갖고 있는게 많았던 투수들이다. 나 혼자 한 일도 절대 아니다"라며 "지나간 일보다는 롯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최고 150㎞ 이상의 직구를 던지는 토종 투수들이 즐비한 팀이다. 에이스 박세웅을 비롯해 선발을 소화하는 나균안 서준원 김진욱이 모두 150㎞를 넘겼다. 하물며 불펜에는 최준용 구승민 김원중 김도규 등 주축 투수부터 이민석 진승현 최 건 이강준 등 신예들까지, 구속과 구위라면 내노라 하는 선수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배 코치는 뜻밖에도 유망주 이야기가 나오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난 유망주는 하도 많이 봐서 감흥이 없다"라고 딱 잘랐다.


2005년 삼성 우승 당시 팬들의 요청에 춤을 추는 배영수. 연합뉴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넣고 빠르게 승부하고…이렇게 진부하게 말하고 싶지 않다. 보다 직관적으로, '삼진 잡아라'고 말해주고 싶다. 선수들에게 숙제를 던지는 게 내 일이고, 그걸 각자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소화하는 걸 지켜보겠다. 결국 중요한 건 마인드를 잡아주는 일이다."


배 코치는 유망주 시절의 자신을 가리켜 "지금 롯데 투수들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였다. 내가 달라진 건 결국 '투수는 공격적이어야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거듭난 결과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이자 시즌 MVP(2004), 8회 우승의 레전드 투수다.

그는 김응룡 김성근 류중일 김태형부터 계형철 양일환 김태한, 이강철 김상진 임창용 박동희까지, 함께 했던 기라성 같은 감독과 선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자신의 '야구 스승'이라고 했다.

"난 승부사다. 이기는 게임을 한다. 절대 지고 싶지 않다. 만약 진다면 잘 져야한다. 이겨야할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길 수 있어야한다."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배영수. 명예로운 은퇴의 순간. 스포츠조선DB
배 코치는 현역 시절 롯데전 14연승을 내달리는 등 '롯데 킬러'로 유명했다. 2001년 펠릭스 호세와의 충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여러모로 인연이 많았던 팀에 오기까지, 성민규 롯데 단장의 거듭된 삼고초려가 있었다. 성 단장은 대구 칠성초등학교-경북중학교 시절을 배 코치와 함께 보낸 사이다.

"선수들마다 체형이 다른데 무작정 다이어트를 권유할 생각도 없다. 다만 훈련량은 늘릴 생각이다. 체력과 컨디셔닝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아시다시피 앞뒤 가리지 않고,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이다. 소신껏 내 스타일대로 가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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