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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후회 없이 한 번 뛰라고 했습니다."
2004년 프로에 입단한 장원준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경찰야구단에 있던 2년(2012~2013)을 제외하고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렸다.
2014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그는 두산과 4년 총액 84억에 계약했고, 3시즌 동안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두산의 2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장원준은 아쉬움과 희망이 공존한 1년을 보냈다. 선발의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좌완 구원투수로 27경기에 나와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71의 성적을 남겼다. 확실한 좌완 구원투수 자원이 부족한 두산에서 장원준의 경험은 비교적 쏠쏠했다. 두산 구단과 올해 새롭게 취임한 이승엽 신임 감독은 장원준과의 1년 동행을 택했다. 장원준의 현역 연장 의지가 강력했고, 아직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 감독은 "본인도 1년 더 하고 싶다고 하고, 팀에 아직 좌완투수가 조금 부족하다. 장원준이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개인 통산 홈런 1위(467개)를 작성한 '레전드'다. 힘들게 달성해온 기록을 향한 애착이나 은퇴의 순간 마음 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감독은 '투수의 레전드'로 진행 중인 장원준의 마음을 읽었다.
이 감독은 "장원준이 129승을 했더라. 은퇴할 생각이 없는데 팀에서 그만두라고 하면, 다른 팀을 알아보게 되고 안 됐을 때 불명예 은퇴를 하게 된다"라며 "레전드 대우는 해주고 싶다. 후회없이 한 번 뛰라고 이야기했다. 잘하면 내년에 더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 내년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배들과 경쟁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제 남은 건 장원준의 몫. 이 감독은 "편애는 없다. 결과가 좋으면 잠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장원준도 기량이 떨어진 채로 레전드라고 경기에 나오는 건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냉정하게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