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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소식이 전국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KBO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피치 위에서 우루과이-가나전 종료를 간절하게 기다리던 선수들은 16강 진출이 확정된 뒤에야 마음껏 환호하고 눈물을 쏟았다. 태극기를 둘러메고,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세계대회(롤드컵)에서 화제가 된 문구 '꺾이지 않은 마음'이 씌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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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인기를 누리는 KBO리그를 넘어서는 스포츠 흥행카드가 바로 '국가대표 축구'다. 특히 국제 대회 성적은 국내 리그 인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2002 월드컵 4강 직후 일었던 K리그 붐이 있었고, KBO리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 이후 흥행 특수를 누렸다. 여자배구 인기 역시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4강 신화가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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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은 WBC 1,2회 대회(2006 2009) 때는 각각 4강과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후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등 북중미 국가들이 메이저리거들을 기반으로 '진심'으로 임하기 시작하면서 3,4회 대회(2013 2017)에서는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초창기 자존심을 구겼던 도미니카공화국과 미국은 3,4회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체면을 바로세웠다. 또한 두 대회 모두 2~4위는 푸에르코리코-일본-네덜란드로 동일하다. 전통적인 야구강국 쿠바가 5, 7위로 부진했던 반면 이들 5개국이 확실한 야구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두 종목 세계적인 저변이나 주류-비주류 국가들간의 전력 차이, 이변의 가능성 면에서 야구 쪽 난이도가 더 높다고 말하긴 어렵다. 축구가 월드컵 16강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낸 이상, 야구 역시 최소한 본선 2라운드(8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최소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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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준비만이 성적으로 보답받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4년간 차근차근 전력을 다진 반면 WBC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뒤늦게 지휘봉을 잡았다. 이강철 감독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