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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외롭겠어요?" 특급 도우미 변신한 KK의 동병상련[플로리다 현장]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2-13 21:14 | 최종수정 2023-02-14 00:15


"얼마나 외롭겠어요?" 특급 도우미 변신한 KK의 동병상련[플로리다 현장…
김광현.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운동 끝났는데 숙소에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얼마나 외롭겠어요."

SSG 랜더스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새 얼굴'이다. 투수 커크 맥카티와 애니 로메로,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다. 모두 KBO리그와 한국이 처음이고, 공교롭게 국적도 다 다르다. 맥카티는 미국, 로메로는 도미니카공화국, 에레디아는 쿠바 출신이다. 각자의 편한 언어에 맞게 영어, 스페인어 통역 직원이 늘 함께 하지만 낯선 팀, 낯선 동료들과 친해지는데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걸린다.

지난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 3명의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이가 있다. 바로 'KK' 김광현이다. "KK가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김광현이 선뜻 먼저 다가가는 것은 베테랑 선수이기도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뛸 당시에 스스로 느꼈던 '동병상련' 때문이다. 그는 2020~2021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었었다. 낯선 땅, 낯선 환경, 낯선 팀, 낯선 사람들. 빅리그라는 꿈을 이루면서도 외로움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김광현은 "제가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영어를 거의 못했는데, 지금은 말은 못해도 어느정도 알아듣기는 한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지켜보고, '필요한 게 있거나 어려운 게 있으면 언제든 내게 얘기를 해달라. 도와줄 수 있는 선에서는 다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미소지었다.

"외국인 선수들이 운동 끝났는데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보더라. 제가 (미국에서)했던 이야기를 똑같이 하는거다. 제가 2년 동안 힘들었던 점이나 어려운 부분들을 그 친구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될 수 있으면 신경을 많이 써주고 싶다. 얼마나 외롭겠나"라며 마음을 썼다.

김광현은 환경 적응이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 척도라고 말했다. 그는 "적응에 문제가 생기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 실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처음에는 상관이 없지만, 좀 더 깊게 파고들고 심각해지면 경기력도 이상이 생긴다"면서 "그래도 그 부분만 잘 챙겨주면 크게 문제 없을 것 같다. 워낙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라며 독려했다.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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