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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진갑용과 이지영, 2023년의 양의지와 장승현, 그리고 일본인 배터리 코치 세리자와 유지. 10여 년의 시차를 사이에 두고 또 한 번의 성장 스토리가 쓰일 수 있을까?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키움 히어로즈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두산 베어스 세리자와 배터리 코치가 포수들과 함께 수비 훈련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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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삼성은 진갑용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포수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리그 최고의 포수 자리를 지켜온 진갑용이지만 38세라는 나이 때문에 백업 포수의 중요성이 더 커진 시점이었다.
세리자와 코치의 지도 속에 이지영이 그 자리를 꿰찼다. 2012년 정규시즌에서 54경기에 출전한 이지영은 그해 한국시리즈 4경기에 출전, 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2013년 시즌을 앞두고 세리자와 코치가 이지영에게 제시한 목표는 '100경기 이상 출전'이었다. 이지영은 그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정규시즌 113경기 출전한 것은 물론, 한국시리즈에서도 베테랑 진갑용과 함께 마스크를 나누어 쓰며 리그 3연패의 기쁨을 함께 맛봤다.
2008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지영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최고의 롤모델 진갑용과 훌륭한 지도자 세리자와 코치가 있었다. 이지영이 자신의 은인으로 꼽는 두 사람이 바로 진갑용 현 KIA 수석코치와 세리자와 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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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가 변함없는 최고의 포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36세의 양의지를 뒤에서 받쳐줄 백업 포수의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이승엽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장승현, 안승한, 박유연과 신인 윤준호를 시험했다. 이제 두 명의 백업 포수를 선택해야 할 순간이 왔다.
2013년 4라운드 3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장승현은 2018년 1군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230경기를 뛰었다.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감을 주고 있지만 타격에서는 통산 타율 0.225로 아직 부족하다. 이승엽 감독이 장승현의 좌타 재능을 눈여겨본 가운데 올 시즌엔 스위치히터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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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은 세리자와 코치가 두산 포수들을 상대로 지도하는 모습을 옆에서 함께 지켜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배움엔 끝이 없다. 37살의 나이에 프로 데뷔 후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지영의 성장이 멈추지 않는 이유다.
세리자와 코치가 10여 년 전 이지영에게 한 "실패하더라도 이것저것 생각하지 마라. 절대 포기하지 말자"라는 다짐, 현재의 장승현에게도 똑같이 유효하다.
세 사람의 모습.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