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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2차전에서 8대6 대역전승을 거둔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의 동점 스리런포로 6-6 동점을 만든 직후인 6회. 1사 후 좌전안타로 물꼬를 튼 김동엽은 이재현의 안타 때 빠르게 3루를 점령한 뒤 김지찬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아 역전 득점을 올렸다.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익수 앞 2루타로 4안타 경기를 펼쳤다. 바람 덕을 살짝 본 행운의 안타였지만 외야로 타구를 보낸 덕분이었다. 개인 통산 5번째 4안타 쇼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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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현대 삼성을 거친 과거 홈런킹 심정수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 김동엽은 힘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찐 거포다.
2020년 개인 통산 3번째 20홈런과 두번째 3할 타율을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3년째 내리막 길을 걸었다. 상대의 집요한 유인구 승부에 컨택트가 문제가 됐다.
KBO 리그 입단 후 처음으로 2군에서 캠프를 시작했다. 벼랑 끝에 서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오롯이 자신과 마주하고 집중했던 시간.
"저는 지금 마음 편히 하고 있거든요. 더 떨어질 곳도 없고요. 2군 캠프에서 아카마 1군 캠프로 올라와서 지금까지 일관되고 꾸준히 하고 있는데 비록 1경기지만 결과로 나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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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힘만 들어가서 앞에서만 치려고만 했었는데 이제는 구종을 노리고 치지 않아요. 직구 타이밍에 두는데 앞 포인트가 아니라 공을 받아치려고 하다보니 변화구도 직구도 맞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타를 하나씩 치다 보면 언젠가 홈런도 나오겠죠. 저는 원래 몰아치는 편이니까요."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예전 같은 조바심도 없다.
"주위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너는 반드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그 말에 힘을 얻어서 잘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타석에서도 자신감 있게 임하고 있어요. 실전에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긍정의 마인드가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 들쑥날쑥한 출전 기회 속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는 비결이다.
"기회는 꼭 올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잡아야 하는 거지만요. 꾸준히 연습하면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준비를 잘해놓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리그 최고의 파워히터.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한 뼘 성장했다.
김동엽의 진짜 전성기는 지금부터일지 모른다. 그가 터지면 삼성은 FA 영입 이상으로 엄청난 전력보강을 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