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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즌 출발이 산뜻하다. 아까웠던 영건 투수가 첫 등판부터 최고의 결과물을 얻었다. 이제 남은건 다른 결단이다.
거액을 주고 데려온 외국인 투수들을 불펜으로 쓸 수도 없고, 김광현이라는 '에이스'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박종훈은 투구 스타일상 선발이 더 적한한데다 문승원 역시 작년 후반기 마무리를 맡기도 했으나 스스로 부담감을 크게 느꼈다. 결국 오원석이 가장 적합할 수밖에 없었다. 김원형 감독은 "캠프때 가장 잘 던지는 투수 한명을 불펜으로 보내겠다"는 회유성(?) 멘트도 했다.
그러면서도, 오원석을 불펜으로 보내기엔 아깝지 않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아깝다"고 답했다. SSG가 제 2의 김광현이 되기를 고대하는 오원석은 지난해 경험을 쌓으며 한층 성장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힘있는 투구는 그가 왜 가치있는 선수인지를 증명하는듯 했다. 이제 선발로 본격적인 자리를 잡아야 할 타이밍인데 팀 사정상, 선수 구성상 중간 계투로 활용해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고민이 됐다.
오원석의 시즌 스타트는 좋았다. 이제 다음 고민의 시작이다. 로메로의 공백이 더 길어질 경우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전부 페이스가 좋다고 해도 외국인 선수 카드 3장 중 1장을 그냥 낭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불펜 보강 등 다른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고, 현재 선발진 중 한명을 불펜으로 보내는 강수를 띄우더라도 대체 선수를 데려오는게 더 낫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마냥 여유를 보일 때는 아니다.
일단은 선발진의 남은 물음표를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수술 이후 제대로 된 첫 시즌을 맞이하는 문승원, 박종훈의 투구 내용 그리고 KBO리그 데뷔 등판에서 3⅓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던 맥카티가 어떻게 나아질지. 로메로의 복귀 가능성과 함께 계속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 포인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