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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탬파베이 레이스가 역사적인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개막 9연승 동안 탬파베이는 모두 4점차 이상으로 승리했다. 이는 1884년 유니온어소시에이션 소속의 세인트루이스 마룬스(13연승) 이후 139년 만의 기록이다. 시점을 막론하고 4점차 이상 9연승은 1939년 뉴욕 양키스(10연승) 이후 84년 만의 대기록이다.
탬파베이는 이 기간 75득점, 18실점을 기록했다. 득실차를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탬파베이의 공수주의 완벽한 조화는 팀 기록으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도 나무랄데 없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오클랜드를 압도했다. 풀타임 2년차 우완선발 드류 라스무센은 7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를 허용하고 무4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로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라스무센은 시즌 첫 등판인 지난 4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도 6이닝 2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올시즌 13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22타자를 맞아 16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클 던지며 공격적이고 빠른 템포의 피칭을 펼쳤고, 투구수 83개 가운데 포심 직구와 커터를 33개씩 구사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97.5마일, 평균 96.1마일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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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타선은 효율적이었다. 1회말 1사후 완더 프랑코의 솔로홈런으로 기선은 잡은 뒤 4회 브랜든 로의 만루홈런으로 흐름을 틀어쥐었다. 로는 상대 선발 제임스 캐프릴리언의 초구 91마일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5회에는 해롤드 라미레스의 투런포, 6회에는 랜디 아로자레나의 적시타와 조시 로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추가하며 기세를 이어갔고, 7회 브랜든 로의 적시타, 8회 조시 로의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탬파베이의 강세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지만, 이러한 '미친(crazy)' 행보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경기 후 만루홈런의 주인공 브랜든 로는 "근본적으로 모든 것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고 있다. 우리가 하는 야구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계속해서 이렇게 야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가난하고 볼품없는 구단에 속한다. 경제매거진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 랭킹에서 12억5000만달러로 30구단 중 26위였다. AP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발표한 개막일 페이롤도 7500만달러로 27위로 나타났다. 3억5500만달러로 1위인 뉴욕 메츠의 5분의 1 수준이다. 똑같이 26명의 종업원을 쓰는데, 인건비는 5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창단 시즌인 1998년 250만명을 찍은 홈관중은 한 번도 100만명대를 벗어난 적이 없다. 작년에도 113만명으로 28위에 그쳤다.
그런데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두 번은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같은 강호들이 몰린 동부지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저 야구를 잘 하는 팀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