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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8회말 3점을 뽑은 한화 이글스는 7-6 역전에 성공했다. 8회 1사후 등판한 한화 마무리 박상원(29)은 9회초 1사 1,2루에 몰렸다. LG 서건창이 친 타구가 투수 위로 떴다. 박상원은 이 공을 바로잡지 않고 원바운드로 처리, 병살 플레이로 연결했다. 심판진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1루 주자가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듯 뒤늦게 2루로 달렸다가 아웃이 됐다. 3연패중이던 한화의 승리가 확정됐다. 박상원은 재치있는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장시환으로 시작해 김범수를 거쳐, 박상원에게 마무리 보직이 주어졌다. 지난 18일 1군에 합류한 박상원은 19일 두산 베어스전 9회 2사후 등판해 첫 세이브를 올렸다.
그는 "어떤 상황이든 내 역할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분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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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무리가 어렵다는 건 우리팀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경험하고 있다. 부담을 느끼고 마운드에 올라가면 압박감을 이겨내기 어렵다. 단순하게 준비한 걸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했다.
23일 두산전에선 8회가 끝난 뒤 선배 정우람을 찾았다. "나도 모르게 선배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던지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머리를 비우고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17년 입단한 박상원은 2018년 한화 가을야구의 주역 중 한명이다. 불펜투수로 맹활약을 했다. 이후 침체기를 거쳐,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그때는 많이 지쳐있었다"고 했다.
그는 "야구와 떨어져있는 동안 야구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떠나있는 동안 선배들과 야구 이야기를 많이 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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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이 형, (정)우람이 형, (채)은성이 형, (오)선진이 형, (최)재훈이 형 등 선배들이 팀을 위해 많이 희생하고 있다. 앞으로 팀이 더 단단해질 것이다. 경기력 자체가 굉장히 좋아졌다. 조금 있으면, 실마리가 풀리면, 치고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박상원이 뒷문을 잘 지켜준다면, 한화는 더 높은 곳으로 뛰어오를 것이다.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