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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만 보면 겁이 덜컥…" 부상+사건 이탈+체력저하=임계점 도달, 국민타자의 잠 못이루는 밤→고참들에게 남긴 당부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6-05 03:48 | 최종수정 2023-06-05 05:42


"종이만 보면 겁이 덜컥…" 부상+사건 이탈+체력저하=임계점 도달, 국민…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두산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지켜보는 두산 이승엽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6.04/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기승전결. 스토리의 구조다. 주인공에게 닥치는 어려움과 고난이 없으면 극적인 감동의 결말도 없다.

올시즌 새롭게 닻을 올린 두산 베이스 이승엽 호. 고난의 연속이다. 마음 편할 때가 없다. 최근에는 주축 선발투수가 무려 3명(딜런, 최원준, 곽 빈)이나 빠졌다. 시즌 초 잘해주던 젊은 선발들(김동주 최승용)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못 자죠. 잠 못 잡니다. (대체 선발 준비하다) 지치겠어요. 전력 누수를 메울 수 있는 자원을 (퓨처스리그와) 소통을 통해 찾는 것이 우리의 일이죠.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지난번 올라와 몇 년 만에 승리를 안겨준 장원준 선수 같은 선수들로 어떻게든 잘 버텨야죠."


"종이만 보면 겁이 덜컥…" 부상+사건 이탈+체력저하=임계점 도달, 국민…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두산 최원준이 숨을 고르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4.29/

"종이만 보면 겁이 덜컥…" 부상+사건 이탈+체력저하=임계점 도달, 국민…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한화 노시환이 선제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두산 딜런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04/

"종이만 보면 겁이 덜컥…" 부상+사건 이탈+체력저하=임계점 도달, 국민…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2회말 2사 만루 NC 김주원의 안타성 타구를 두산 우익수 조수행이 잡아내자 곽빈이 숨을 고르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31/
끊임 없는 부상 이탈. 트레이너 보고서 보기가 겁날 지경이다. 개막 전부터 외인투수 딜런 파일이 머리에 공을 맞고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토종 에이스 곽 빈이 허리통증으로 이탈했다 돌아온 날, 다시 통증이 재발하기도 했다. 줄부상에다 젊은 선발들의 체력저하까지 겹쳤다.

장원준 조커 카드 하나만으로도 메울 수 없는 공백이다. 그렇다고 퓨처스리그에서 당장 준비된 젊은 선발 카드도 없다. 김유성 최준호 등 미래의 대형선발이 될 루키투수들은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대안이 없다"는 푸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부상 보고서에 한번씩 이름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시즌 초반 딜런 선수 빼고 없었었는데, 그래서 좋아했는데 요즘 많더라고요. 종이만 보면 겁이 납니다.(웃음)"

사건 사고로 인한 이탈도 있다. 이영하가 길어진 학폭 재판 속에 6월에야 복귀했다. 이영하가 오자마자 정철원이 WBC 술판 파문으로 이탈했다. 엔트리에서 빠진 채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불완전체의 지속. 그럼에도 선전했다. 마치 5할을 마지노선 처럼 지켜가며 4,5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종이만 보면 겁이 덜컥…" 부상+사건 이탈+체력저하=임계점 도달, 국민…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WBC 대회 도중 일본 현지에서 술자리를 가져 논란에 휩싸인 두산 정철원이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01/

버티기가 일상이 된 상황. 다른 시각에서 보면 희망적 요소이기도 하다.

"완전체가 되면 진짜 어떤 전력일까 저도 보고 싶습니다. 힘든 지금 이 시기를 지나 우리 선수들이 다 모인다면 정말 강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야죠. 빠져 있는 선수들 몫을 남은 선수들이 조금씩 해줘야 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고비를 넘겨야 합니다. 고비를 넘기면 좋은 날도 오니까 좀 더 힘내자고 고참들한테 얘기했습니다."

젊은 두 투수 김동주 최승용이 살짝 지치면서 두산은 2연승 후 2연패를 하며 다시 마지노선인 5할 승률로 회귀했다.

두산으로선 이번주 운명의 잠실 6연전을 치른다. 한화와 KIA를 차례로 만난다.

6일 한화전, 한 주의 첫 테이프는 장원준이 끊는다. 대망의 통산 130승을 달성한 대투수. 팀을 위해 1844일 만의 승리한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 허리 부상 중인 곽 빈은 11일 KIA전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 사이 최원준 대체 선발도 필요하다.

고비가 될 이번 주. 과연 이승엽 호는 잇몸 야구를 통해 5할 승률을 유지할 수 있을까. 미약한 시작을 극복하고 창대한 끝을 완성하기 위한 스토리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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