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괴물 파이어볼러는 진화한다.
안우진은 이날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경기 초반 브레이킹 볼이 평소보다 밋밋했다. 중계를 한 정민태 해설위원도 "평소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리그 유일한 100탈삼진 이상의 닥터K. 이날은 트레이드마크인 탈삼진을 7회까지 단 1개 밖에 잡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실점은 단 1점도 없었다. 8이닝 8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2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5승째(4패).
8안타는 올시즌 들어 안우진이 내준 최다안타다. 하지만 4월25일 KT전 이후 9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올시즌 4차례의 무실점 경기가 있었는데 8이닝 무실점은 가장 긴 이닝이었다.
|
|
이 모든 강약 조절은 이지영 포수와의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진 전략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우진은 이렇게 말했다.
"삼진이 안 나온 건 사실 상대 전력 분석에 대응한 결과였어요. 상대가 투 스트라이크 먹으면 불리하니까 적극적으로 치라고 했던 거 같아요. 저랑 지영 선배님은 초반에 상대팀이 어떻게 전략분석을 하는지 경기 중간 중간 체크를 하는데 오늘은 좀 더 적극적으로 치는 거 같아서 투 스트라이크 되기 전에 치도록 했던 것 같아요. 많이 치고 아웃이 많이 되면서 운이 따랐던 것 같습니다."
|
허허실실 피칭을 이어가던 안우진은 2-0으로 앞선 8회 1사 후 피렐라에게 첫 장타인 2루타를 허용한 뒤 강한 공을 던지며 삼성 타선의 반란을 막았다. 경기 초반 힘을 비축한 덕분이었다.
"타이트한 상황이었고 공 하나 하나 허투루 던지는 공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8회 전까지는 좀 제구에 좀 더 신경을 썼다면 8회에는 좀 더 구위를 끌어올려 이를 악 물고 던졌던 것 같습니다. 강하게 던지면 공 하나가 몰려도 파울이 될 수 있으니 막판에 좀 세게 던졌던 것 같습니다."
상대전력을 역이용 할 만큼 넓어진 시야. 정교해진 제구까지, 안우진은 점점 더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