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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공교롭게도 트레이드 이후 1승13패. 이 성적표를 어떻게 봐야 할까.
하지만 문제는 경기 내용이었다. 김동규는 1회에 흔들렸지만 꾸역꾸역 2실점으로 막아냈고, 이후 타선이 2-2 동점을 만드는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그 이후 다시 폭투에 볼넷, 타구 판단 실패, 순간의 판단 미스로 내준 더블 스틸까지. 수비에서도 여기저기 구멍이 많았고 결국 대량 실점을 막지 못했다. 키움은 김동규가 물러난 이후 두번째 투수 양현이 올라와 추가점을 더 내줬고, 3회말에 이미 2-12까지 점수 차가 벌어져 있었다. 그 이후에도 점수는 나왔지만 사실상 추가 득점의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 이미 벌어진 차이가 너무 컸다.
시즌 초반부터 각종 악재로 고민이 컸던 키움은 지난 6월말 5위권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희망을 보였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올 시즌 처음으로 꼴찌인 10위까지 떨어진 키움은 이제는 탈꼴찌를 걱정해야 하는 위치까지 왔다.
공격의 핵심인 이정후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됐고, '에이스' 안우진도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없는데 이와중에 기본기마저도 흔들리면서 키움의 야구는 흔들리고 있다. 최근 키움 선수단 전체의 플레이를 보면 마치 순위가 모두 결정되고, 정규 시즌 종료 직전 승패와 무관한 경기를 하는 것 같다.
2018시즌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물론이고, 이제 꼴찌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키움이 가장 최근 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것은 2011시즌(당시 8개팀 중 8위)이다.
순위와 무관하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이날 잠실구장은 폭염에도 3루측 원정 응원석에 키움의 저지, 응원봉을 들고 찾은 관중들이 꽤 많았다. 3루 내야 상하단을 거의 다 채울 정도였다. 하지만 너무 빨리 무너지는 경기를 보여주면서 팬들도 허망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