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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청년 에이스 원태인(23)이 '해명'에 나섰다.
"형들이랑 농담은 했는데 올해는 퀄리티스타트만 하자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게 또 나름 잘 되고 있어서(20경기 14QS) 승수에 집착은 안 했던 거 같아요. 10승이 어려워지기도 했고 하면 좋지만 제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거기 때문에 초조함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승리도 그렇지만 평균자책점에 대한 갈망이 컸을 때도 있었다. 2020년, 2022년 NC 구창모가 시즌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당시 "창모 형은 신계"라며 부러워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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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에 퀄리티를 많이 못했는데 영표 형이랑 비시즌에 같이 미국에서 운동하면서 어떻게 하면 퀄리티를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 이닝을 좀 길게 끌고 가는지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저도 솔직히 영표 형이 너무 '넘사'처럼 이렇게 하니까 '형 꽁무니만 따라갈테니 조금 천천히 가라'고 했는데 거의 매 경기 해버리니까(21경기 17차례), 그래도 따라가려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결국 첫번째가 볼넷인거 같아요. 영표형은 거의 볼넷을 안주니까요. 저도 볼넷 주느니 차라리 홈런 맞자는 생각으로 하다보니 피홈런은 늘었는데 퀄리티는 늘고 이닝도 잘 끌고 가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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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볼넷을 피하려다 때론 장타도 맞지만 볼넷으로 인해 야기되는 선발투수의 여러가지 폐해를 고려하면 현명한 선택이다. 실제 원태인은 경기 당 볼넷이 거의 1,2개에 불과하다. 전략적 자동 고의 볼넷을 빼면 수치는 훨씬 줄어든다.
게다가 퀄리티스타트를 목표로 하다보니 부수적 효과도 있다. 경기 중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줄었다.
"원래는 제가 초반에 한두점 주면 실망하고 했는데 퀄리티스터트를 목표로 하다 보니 '여기서 버텨서 6이닝 동안 막으면 되니까 한번 해보자'는 쪽으로 마인드가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막 욕심 내려고 하지 않아요. 어제 플럿코 같은 정상급 선수랑 붙었을 때 솔직히 퀄리티스타트만 하면 질 확률이 크잖아요. (강)민호 형이 '오늘도 6이닝 3실점만 해라'하길래 '6이닝 2실점만 하겠습니다'라고 했어요. 1회부터 덜컥 2점 주길래 '욕심 부리지 말고 그냥 6이닝 3실점 할 걸 하면서 마음을 내려놨거든요. 그렇게 버티다 보니까 플럿코 선수가 무너지기도 하는 그런 운도 따라주고 하는 것 같아요."
기술의 진화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의 진화다.
2019년 프로 입문 후 매년 성장해온 원태인. 기술 만큼 마음도 크고 넉넉해졌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년 에이스 답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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