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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모 형에서 영표 형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정표도 바뀌었다 "볼넷 보다 홈런"[현장 인터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8-18 12:19 | 최종수정 2023-08-18 12:20


"창모 형에서 영표 형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정표도 바뀌었다 "볼넷…
44일 만에 5승을 거둔 다음날 인터뷰 하는 원태인.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청년 에이스 원태인(23)이 '해명'에 나섰다.

선배들에게 승리를 하소연 했다는 소문.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44일 만에 시즌 5승째를 거둔 15일 대구 LG전(6이닝 7안타 무4사구 5탈삼진 2실점) 다음날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형들이랑 농담은 했는데 올해는 퀄리티스타트만 하자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게 또 나름 잘 되고 있어서(20경기 14QS) 승수에 집착은 안 했던 거 같아요. 10승이 어려워지기도 했고 하면 좋지만 제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거기 때문에 초조함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승리도 그렇지만 평균자책점에 대한 갈망이 컸을 때도 있었다. 2020년, 2022년 NC 구창모가 시즌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당시 "창모 형은 신계"라며 부러워한 적도 있다.

현재 포커스는 조금 달라졌다. 평균자책점, 물론 중요하지만 선발로서 퀄리티스타트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창모 형에서 영표 형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정표도 바뀌었다 "볼넷…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5회초 위기를 넘긴 삼성 원태인이 LG 박해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15/

"창모 형에서 영표 형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정표도 바뀌었다 "볼넷…
지난 겨울 MLB 강속구 투수 샌디 알칸타라(왼쪽 두번째)와 한 장소에서 훈련한 소형준, 고영표, 원태인(왼쪽부터). 출처=원태인 SNS
지난 겨울 KT 고영표 선배와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함께 하며 생각이 더 확고해 졌다.

"제가 작년에 퀄리티를 많이 못했는데 영표 형이랑 비시즌에 같이 미국에서 운동하면서 어떻게 하면 퀄리티를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 이닝을 좀 길게 끌고 가는지 그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저도 솔직히 영표 형이 너무 '넘사'처럼 이렇게 하니까 '형 꽁무니만 따라갈테니 조금 천천히 가라'고 했는데 거의 매 경기 해버리니까(21경기 17차례), 그래도 따라가려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결국 첫번째가 볼넷인거 같아요. 영표형은 거의 볼넷을 안주니까요. 저도 볼넷 주느니 차라리 홈런 맞자는 생각으로 하다보니 피홈런은 늘었는데 퀄리티는 늘고 이닝도 잘 끌고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창모 형에서 영표 형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정표도 바뀌었다 "볼넷…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15/

선택과 집중.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볼넷을 피하려다 때론 장타도 맞지만 볼넷으로 인해 야기되는 선발투수의 여러가지 폐해를 고려하면 현명한 선택이다. 실제 원태인은 경기 당 볼넷이 거의 1,2개에 불과하다. 전략적 자동 고의 볼넷을 빼면 수치는 훨씬 줄어든다.

게다가 퀄리티스타트를 목표로 하다보니 부수적 효과도 있다. 경기 중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줄었다.

"원래는 제가 초반에 한두점 주면 실망하고 했는데 퀄리티스터트를 목표로 하다 보니 '여기서 버텨서 6이닝 동안 막으면 되니까 한번 해보자'는 쪽으로 마인드가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막 욕심 내려고 하지 않아요. 어제 플럿코 같은 정상급 선수랑 붙었을 때 솔직히 퀄리티스타트만 하면 질 확률이 크잖아요. (강)민호 형이 '오늘도 6이닝 3실점만 해라'하길래 '6이닝 2실점만 하겠습니다'라고 했어요. 1회부터 덜컥 2점 주길래 '욕심 부리지 말고 그냥 6이닝 3실점 할 걸 하면서 마음을 내려놨거든요. 그렇게 버티다 보니까 플럿코 선수가 무너지기도 하는 그런 운도 따라주고 하는 것 같아요."

기술의 진화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의 진화다.

2019년 프로 입문 후 매년 성장해온 원태인. 기술 만큼 마음도 크고 넉넉해졌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청년 에이스 답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창모 형에서 영표 형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정표도 바뀌었다 "볼넷…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1회말 두산 김재호의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지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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