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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LG 트윈스도 '선발 야구'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8월 전경기서 선발 투수들이 5이닝 이상을 던졌다.
LG로선 후반기 1위 굳히기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 LG의 고민 중 1번은 선발이었다. 차우찬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국내 에이스가 없었고,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피칭을 하더라도 국내 선발이 약하다보니 불펜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2년 간 우승 후보로 1위 도전을 했지만 조금의 부족함으로 2위, 3위에 머무른 것은 결국 국내 선발이 약했던 탓이다.
시즌 초반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으로 국내 선발진을 출발시켰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부상과 부진으로 3명이 제대로 돌아가지도 못했다. 롱릴리프로 빠졌던 임찬규가 선발에서 엄청난 성과를 내면서 큰 불은 껐다. 다른 투수들로 4,5선발을 가동했지만 시원찮았다.
염 감독은 셋업맨이던 이정용을 선발로 전환시켰다. 올시즌 부진했지만 지난해 22홀드를 기록했던 전문 불펜 요원을 시즌 중에 선발로 돌리는 것은 모험에 가까웠다. 선발로 실패할 경우 결국 선발과 불펜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일이었다.
초반에 어려움이 컸다. 투구수도 적었기에 자연스럽게 불펜 데이가 이뤄졌다. 체인지업을 구사했으나 먹히지 않아 포크볼로 구종을 바꾸는 일도 있었다. 새로 장착한 커브와 포크볼이 안정을 찾자 이정용은 갑자기 선발 투수가 됐다. 지난 2일 키움전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이닝을 넘겼다. 이후 9일 KIA전서 5이닝 무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기록한 이정용은 16일 삼성전서도 6이닝 2실점으로 또한번 승리를 챙겼다. 빠른 공과 포크볼의 조합이 환상을 이루며 이젠 확실한 선발 투수가 됐다.
최원태는 18일 SSG전서 7이닝을 소화했다. 이제껏 LG 선발 중 7이닝을 던진 투수는 켈리와 플럿코, 임찬규 등 3명 뿐이었다. 올시즌 켈리가 5번, 플럿코가 3번, 임찬규가 2번 기록했다. 여기에 최원태가 7이닝을 소화하면서 7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4명으로 늘었다.
사실 LG의 4,5선발은 5이닝만 던져줘도 OK일 정도다. 그만큼 불펜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발이 길게 던져줄 수록 불펜의 체력을 아껴 더 강한 피칭을 할 수 있다. 최원태와 이정용이 5이닝 이상을 던져주면서 LG 불펜이 좋아졌다.
올시즌 LG 불펜 평균자책점이 3.19인데 8월만 보면 2.81로 더 좋다. 선발이 길게 던져준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선발 야구를 더한 LG는 63승2무37패, 승률 6할3푼을 기록하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2위 SSG 랜더스와 2.5게임차로 쫓기고 있었지만 이젠 8게임차까지 늘리며 점점 1위를 굳히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