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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중요한 순간마다 다른 표정을 보였다.
KBO리그 감독은 포커페이스를 미덕으로 삼는다. 이겨도 무표정, 져도 무표정으로 감독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예전 몇몇 감독이 중요한 홈런을 쳤을 때 환호하는 것을 보고 팬들이 비판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전 염 감독도 그랬다. 염 감독이 예전 넥센이나 SK 감독 시절에 홈런을 친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사진을 보면 무표정이거나 살짝 미소를 짓는 정도에 불과하다.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상대 벤치쪽을 바라보는 장면도 자주 보였다.
다시 잡은 지휘봉. 염 감독은 건강을 위해 이전의 자신을 버렸다. 하루 종일 야구만 생각했던 염 감독은 이젠 야구장을 떠날 땐 야구도 내려 놓는다고 했다. "이제 집에 가서는 야구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경기 중에 감정을 드러내는 것 역시 건강과 연결된다.
염 감독은 "집에서도 감정을 드러내라고 하더라. TV에 나오니 욕만 하지 말라더라"고 웃으며 "마음으로 삭이지 않고 표출하는 것이 내가 살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다. 좋을 때 환호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좋지 않을 때 찡그리거나 지적을 하는 것은 선수나 코치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선수는 물론이고 코치들도 내가 뒤끝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때의 표현일 뿐인 것을 알기 때문에 선수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했다.
무게만 잡는 게 아닌 선수들과 함께 좋아하고 아쉬워하는 감독. 그의 환호에 LG의 신바람이 더 즐겁게 느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