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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FA 역사상 엘리트 투수들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온 시기는 2019년 오프시즌 아닐까 싶다.
2019년 당해 시즌 성적을 보면 이들이 왜 이런 거액을 받게 됐는지 이해할 만하다. 콜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0승5패, 평균자책점(ERA) 2.50, 326탈삼진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당시 동료였던 저스틴 벌랜더에게 AL 사이영상을 근소한 차로 내줬는데, 리그 ERA와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콜이 받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였다.
스트라스버그는 18승6패, ERA 3.32, 251탈삼진에 209이닝을 투구했다. 특히 그는 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6차전에 선발등판해 2승, ERA 2.51, 14탈삼진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를 차지,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물론 휠러(11승8패, 3.96, 195K)와 범가너(9승9패, 3.90, 203K)도 수준급 선발투수로 손색없는 성적을 내고 FA를 선언했다. 휠러는 5년 1억1800만달러에 필라델피아 필리스, 범가너는 5년 8500만달러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의 이들의 처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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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이하 한국시각) 스트라스버그가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지난 4년 동안 고작 7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이니 나머지는 부상과의 긴 싸움의 시간이었던 셈. 무려 7번 부상자 명단(IL)에 올랐고, 수술까지 받았다.
그를 은퇴로 내몬 결정적인 부상은 '흉곽출구 증후군(Thoracic outlet syndrome)'이다. 흉곽 위쪽 구조물 때문에 쇄골 아래의 혈관 및 신경이 눌려 양팔이 아프고 감각이 떨어지며 팔과 손이 붓는 질환이다. 투수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부상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라스버그는 2021년 7월 수술을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갈비뼈 1개와 목 근육 조직 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스프링트레이닝 참가를 앞두고 통증이 재발해 또다시 시즌을 포기해야만 했다.
수술 후 2년 넘는 기간 동안 그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작년 6월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딱 1경기였다. 당시 4⅔이닝 8안타 7실점했는데, 갈비뼈 스트레스반응 증세로 또다시 IL에 올랐다. 1년 전 받은 수술 후유증이었다고 한다.
스트라스버그는 재기를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이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몰락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스트라스버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게 이른바 '올인'을 한 탓에 좋은 투수를 데려오기가 어려웠고, 팀의 방향을 리빌딩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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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팔꿈치 인대가 파열돼 투수로서는 시즌을 접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투수' 오타니도 이제 고장이 잦다. 지난 6월 오른손 중지 손톱과 물집 이슈가 터졌고, 8월에는 경련 증세까지 일으켰다. 이곳저곳이 불편하면 결국 팔꿈치와 어깨에 무리가 따른다. 토미존 서저리를 또 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고 하니 '이도류의 위기'라 할 만하다.
30세가 넘는 투수와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말이 있다. 오타니도 내년이면 만 30세가 된다. 스트라스버그와 류현진도 서른을 넘기면서 부상 빈도가 부쩍 늘었다. 콜과 같은 예외도 있지만, 30대 중후반으로 가면 몸은 더 쇠약해진다. 오타니가 올해 말 FA 시장에서 투수로서 어떤 대우를 받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