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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적 후 탈피했나 기대했던 '퐁당퐁당' 피칭. 잠재됐던 우려가 현실이 됐다.
2회 2사 후 동네 북 처럼 끊임 없이 맞았다.
출발은 괜찮았다. 1회 송성문과 김혜성을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힘차게 출발했다. 2사 후 도슨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김휘집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선두 이주형에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번트와 내야 뜬공으로 2사 2루.
김수환에게 147㎞ 직구를 넣다 우월 선제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악몽의 시작이었다. 홈런을 시작으로 7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대거 6실점.
3,4회 무실점으로 막은 와이드너는 5회 2사 1,2루에서 김시앙에게 좌전 안타로 1점 더 허용한 뒤 홍정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은 초반 빅이닝 허용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4대7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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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안정감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기복이 심해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잘 던진 경기와 무너진 경기 차이가 너무나도 확연했다.
둘째 퀵모션 약점 때문이었다.
단기전 1,2점 차 승부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날도 도슨에게 투구 동작을 빼앗겨 포수 강민호가 던져보지도 못한채 2루도루를 허용했다.
퀵모션 약점과 기복은 별개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퀵모션을 신경쓰다 집중타를 허용하고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로 이어지는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
와이드너는 이적 후 첫 등판이었던 13일 SSG전에서 빠른 승부로 6⅔이닝을 소화했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10안타를 맞았다. 4실점으로 억제했지만 불안요소가 있었다.
하지만 두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대구 KIA전에서 6이닝 5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새 팀에서 새로운 희망을 살린 역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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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가 원하는 건 1경기 무실점 호투 후 다음 경기 대량실점 보다 매 경기 6이닝 3실점 정도의 꾸준함이다. 들쑥날쑥한 모습은 벤치 계산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소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와이드너 이적 후 피칭에 대해 "새로운 팀에서 첫 게임이 부담스러웠을텐데 안타를 맞았지만 볼넷을 주지 않는 공격적 피칭을 했다. 볼넷을 5개 주느니 안타 5개 맞는게 낫다"며 공격적 성향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주자 있을 때 퀵모션은 노력을 해야 한다. (희생번트 등) 아웃카운트 없이 스코어링 포지션을 허용하는 건 본인 손해다. 스스로 알고 있을테니 조금씩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남은 등판에서 와이드너는 꾸준함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됐다.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계속 뛰기 어려울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