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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전반기 하위 타순에 주로 머물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붙박이 리드오프로 전진배치된 것은 지난 6월 23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다.
리드오프 역할 중 중요한 게 찬스 연결이다. 선행주자를 진루시키는 일은 자신의 출루 못지 않게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 초중반 번트를 거의 대지 않지만, 필요할 때 선수 판단으로 시도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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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애덤 웨인라이트의 초구 커브가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볼로 골라냈다. 이어 2구째 82마일 커터가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자 방망이를 갖다 댔다. 타구는 3루수와 마운드 사이에 떨어졌다. 김하성의 판단에 의한 번트로 보여졌다.
타구가 마운드 왼쪽에 떨어지자 아레나도가 쏜살같이 달려나와 맨손으로 잡은 뒤 러닝스로로 재빨리 1루로 던져 김하성을 아웃시켰다. 김하성은 전력 질주했지만, 반 발짝 정도 늦었다. 아레나도의 군더더기 없는 수비에 현지 중계진도 "그의 수비를 보는 건 재밌다. 믿기 어려운 훌륭한 내야수"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아레나도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내야수로 평가받는다. 2013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아레나도는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NL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실버슬러거는 5번 가져갔으니,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3루수라고 할 수 있다.
김하성의 기습번트가 내야 수비의 '달인' 앞에서는 그저 희생번트였을 뿐이다. 앞으로 달려나와 맨손으로 잡아 러닝스로로 1루로 던지는 건 김하성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해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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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받은 수비력에 올시즌에는 공격력까지 급상승하며 샌디에이고의 간판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날 4타수 1안타를 친 김하성은 타율 0.274(435타수 119안타), 17홈런, 49타점, 74득점, 29도루, 출루율 0.367, 장타율 0.437, OPS 0.804를 마크했다. bWAR 6.2는 NL 3위다. 공격 bWAR은 4.4로 NL 6위, 수비 bWAR은 2.3으로 2위다. 이 정도면 공수주를 고루갖춘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라고 표현해도 어색하지 않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