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동생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맏형으로서 책임지고 내려왔어야 했는데…나 자신에 대한 실망을 오늘로서 만회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대만전 때만 해도 박세웅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선발 문동주가 4회까지 2실점으로 잘 막았고, 5회 박세웅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안타와 사사구 2개로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교체됐다. 다행히 다음 투수 최지민이 잘 막아 실점은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8회말 마무리 고우석마저 추가로 2실점하며 0대4로 완패했다.
|
그는 "대만전 5회 끝나고 선수단 미팅이 있었다. 맏형으로서 투수들, 야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처지지 말고 계속하자, 하나가 되어 이어가자고 강조했다"면서 "그때 나 자신에게 실망했던 부분들을 오늘 경기로 만회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강조했다.
류중일호로선 말그대로 '절체절명'의 일본전이었다. 박세웅은 "WBC 때 체코전도 중요성이 엄청났다. (나)균안이한테 '난 왜 이런 경기만 나가냐' 그런 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그런 역할을 하라고 뽑아주신 국가대표다. 최선을 다해 내 역할을 해냈다. 오늘 내가 던지고 승리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특히 이날 1회 위기 탈출 직후 강렬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박세웅은 박수를 치는 정도 외에 KBO리그 경기에서 이렇다할 세리머니가 없는 선수다.
|
이제 남은 경기는 6일 중국전, 7일 결승전 또는 3,4위전 뿐이다. 현실적으로 박세웅의 등판은 어렵다.
하지만 박세웅은 "중국전 봤는데 중국이 WBC 랑은 좀 다른 팀이 됐더라. 그때 나왔던 선수가 14명이라던데"라며 "이제 2승 남았다. 2승 다 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면서 "학창시절에 이틀 연속 던진적도 있다. 이길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마운드든)더그아웃이든 어린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