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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포스트시즌 조기 탈락을 놓고 간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토론토가 0-2로 끌려가던 5회초. 2사 1루서 게레로는 상대 선발 소니 그레이로부터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 우타자 보 비 타석에서 그레이가 던진 초구 87마일 스위퍼가 원바운드되면서 뒤로 빠지는 폭투가 되자 2루주자 조지 스프링어와 1루주자 게레로가 한 루씩 진루해 2,3루가 됐다. 안타 한 방이면 2-2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비과 그레이는 6구까지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가 재빨리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몸을 날려 슬라이딩하는 게레로를 태그했다. 글러브가 게레로의 배에 닿으면서 댄 라소냐 2루심이 힘차게 아웃 판정을 내렸다.
코레아는 그레이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기쁨의 포효를 주고받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때 게레로는 토론토 더그아웃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흔들면서 챌리지를 요청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게레로가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픽오프(Pickoff), 즉 견제사를 당해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MLB.com은 '블루제이스의 시즌이 또다시 상처를 남긴 채 끝나버렸다. 마지막 순간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트윈스 선수들이 그의 앞에서 기뻐하는 동안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흔들며 기적이 나오기를 바라는 애절한 모습이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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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인 게레로는 "아니, 분명히 아니다. 특히 3루에 주자가 있을 때는"이라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분명히 그들은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주자 2,3루 상황에서 투수가 2루 견제를 하는 것은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포스트시즌 생애 첫 승을 따낸 그레이는 픽오프 상황에 대해 "1회가 끝나고 코레아가 '내말 잘 들어. (관중석이 시끄러워)저쪽 주자들은 3루코치의 소리를 못 들을거야'라고 말해줬다. 픽오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뜻이었다"며 "예상대로 그런 상황이 왔다. 그리고 계획대로 우리는 할 수 있었다. 풀카운트에서 난 '바로 지금이야. 2루로 던져'라는 걸 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토는 선발 호세 베리오스를 3이닝 만에 내리고 기쿠치 유세이를 투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지만, 타자들이 또다시 침묵하고 말았다.
MLB.com은 '이런 어이없는 상황들은 올시즌 블루제이스에서 많이 일어났다. 그들은 이름값 높은 선수들과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 그리고 수없이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샴페인 세리머니 대신 모든 것이 허사가 돼 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게레로의 이날 횡사는 앞으로 며칠 동안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내년 봄 예고편에서 다시 등장할 것이다. 게레로가 챌리지를 원했던 만큼 시계를 되돌리고 싶었겠지만 시간이 촉박했다'고 꼬집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