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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LG 나와라, KT가 간다.'
단기전은 체력이 중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이미 역스윕패를 당한 NC로 입증됐다.
KT도 5차전까지 하며 힘을 뺐다. 여기에 정규시즌 상대 전적도 LG에 6승10패로 밀린다. 하지만 KT가 LG에 무조건 밀릴 거라 보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
5경기를 치렀지만, 정규시즌 종료 후 약 3주간 쉬며 체력을 충분히 충전한 상태였다.
체력 소모보다, 오히려 5경기를 통해 끌어올린 감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실제 KT는 경기를 하면 할수록 타자들의 스윙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반대로 LG가 아무리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해도, 1차전과 2차전은 플레이오프 때 KT 처럼 타자들이 뚝 떨어진 경기 감각으로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다.
선발 싸움에서도 앞서면 앞섰지 밀린다는 느낌이 없다. 'LG 킬러' 벤자민을 플레이오프 5차전에 쓴 건 아쉽지만, 부담스러운 원정 1,2차전을 고영표와 쿠에바스로 싸울 수 있다. 부상이 있었지만, 회복 후 돌아온 고영표는 오히려 구위가 더 좋아진 모습. 플레이오프에서 3일 휴식 후 등판 투혼을 보여준 쿠에바스는 2차전 등판이라면 4일을 쉬고 한국시리즈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원정에서 1승1패만 하고 돌아오면, 벤자민이 기다리고 있어 KT가 분위기를 가져올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벤지만은 올 정규시즌 LG 상대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KT가 LG에 밀리는 건 불펜진이다.
LG에는 8명의 필승조가 있다. 줄줄이 이어나오면, 단기전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KT에는 '일당백' 트리오가 있다. 확실한 필승조 손동현-박영현-김재윤으로 충분히 승부가 가능하다.
선발이 강하기 때문이다. 선발진이 5~6이닝 정도만 확실히 버텨주면, LG의 벌떼 불펜에도 KT가 대적이 가능할 전망이다.
NC도 이번 가을 충분히 잘했다. NC에 미안한 얘기지만, 천신만고 끝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하더라도 전력이나 체력을 놓고 봤을 때 LG를 상대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에이스 페디라도 멀쩡했다면 모를까, 중요한 플레이오프 5차전에도 등판하지 못한 걸 보면 한국시리즈에서도 큰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시리즈가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LG는 내심 NC가 올라오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KT가 됐다. 누가 올라와도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LG지만 그래도 일말의 부담감 속에 한국시리즈 1차전을 준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