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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 3개월에도 못 미친 짧은 기간에 믿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귀중한 경험을 한 선수가 있다. NC 다이노스의 청년 포수 김형준(2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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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포스트시즌, APBC까지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짧지만 굵게 야구를 했고, 그 동안 정말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재활하고 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일본과의 APBC 결정전은 연장전으로 들어가는 접전이었다. 승부치기로 진행된 연장전에서 한국은 10회초 1점을 내 리드 했지만, 10회말 일본은 2득점 하는 끝내기승리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와 시상식 종료 후 도쿄돔 내에 퀸의 노래 '위아더 챔피언' 이 흐르는 가운데 김형준은 "아, 정말 아쉽지요"라며 경기를 되돌아봤다.
"정말 이겨보려고 누구 하나 빠짐 없이 모두 다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저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다시 이런 시합이 있으면 오늘 경기를 잊지 않고 이기고 싶습니다."
이번 APBC의 한국팀은 배터리의 힘이 빛났다. 결승 일본전의 10회말을 빼면 9이닝 2실점이 전부였다. 김형준의 볼 배합은 투수의 결정구를 이닝이나 타자에 따라 바꾸는 다양성을 보였고, 그 결과 안타를 맞으면 곧바로 좋은 타이밍에 마운드를 방문해 분위기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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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미리 준비를 해서 도루 사인을 냈는데 포수의 핸들링과 스로잉이 훌륭했다. 그것까지 대비를 못 했고, 투수(이의리)도 퀵모션이 영상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형준이 보낸 89일은 원래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당초 2022년 개최 예정이었고, APBC는 2021년에 열릴 예정이었다. 두 대회 모두 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개최가 됐고, 김형준의 야구 인생을 바꿨다.
김형준은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진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
"1년 처럼 느껴졌던 지난 3개월이었습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