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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미친X, 뭐하는 건가 했다."
기분 좋은 사람이 여럿 있었다. 먼저 최형우. 5회 추격의 2타점 적시타를 치며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통산 4078루타로 '전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최다 루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7회 쐐기 스리런포 포함, 한 경기 6타점 기록을 작성했다. 프로 커리아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
그런 최형우보다 더 기분 좋을 사람은 바로 양현종이었다. 2회까지 5실점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타선이 엄청난 힘을 내주며 졸지에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물론, 양현종 본인이 많은 실점에도 포기하지 않고 남은 이닝을 전력 투구해준 게 역전승의 발판이 됐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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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세리머니는 압도적 호투를 펼친 선수가 하는데, 승리 요건 상황이라도 5실점을 한 양현종이 큰 세리머니를 하니 더그아웃에서 보던 최형우는 웃음이 터졌다고. 최형우는 "5실점 하고 내려오길래 약을 올릴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리머니를 하더라. 미친X, 5실점 하고 뭐하는 건가"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최형우는 이어 "생각해보니 엄청 고맙더라. 자신이 내준 안타로 분위기가 다시 SSG쪽으로 넘어갈 것 같은 느낌이어서, 분위기를 내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큰 동작을 취했다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듣고 현종이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느꼈다. 멋있었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최형우의 설명대로 KIA는 최지민을 올려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양현종의 승리도 지켜졌고, 7회 7득점 빅이닝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역전승을 이끈 이 감독도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끝까지 잘 버텨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