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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FA 미계약자들 올겨울은 더 쫓길까…'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안 통하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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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2-30 14:52 | 최종수정 2024-12-30 20:01


왜 FA 미계약자들 올겨울은 더 쫓길까…'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안 통하…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초 2사 1루 한화 하주석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01/

왜 FA 미계약자들 올겨울은 더 쫓길까…'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안 통하…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3회초 1사 1,2루 NC 김성욱이 안타를 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21/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024년이 이제 이틀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달 FA 시장이 열린 가운데 대박을 터트리며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도 많지만, 여전히 소속팀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선수들이 있다. 투수 이용찬(35) 문성현(33) 내야수 서건창(35) 하주석(30) 외야수 김성욱(31) 등 5명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하주석과 김성욱은 올겨울 어느 정도 기대를 모았던 FA들이다. 하주석은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가 FA 개장 직후 유격수 심우준(29)과 4년 50억원에 계약하는 큰 변수와 마주했지만,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 등 유격수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있어 외부 영입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주석은 FA B등급으로 보상 부담이 있는 것을 고려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한화는 카드만 맞춰 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태도를 취했다.

하주석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간판 유격수로 키우던 선수다. 주전으로 경험치를 쌓고, 주장도 맡으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나 싶을 때 음주운전이 발목을 잡았다. 2022년 시즌 뒤 음주운전으로 70경기 출전 징계를 받은 뒤 팀 내에서 입지가 좁아졌고, 올해 부상 전까지 페이스는 좋았으나 시즌 도중 김경문 감독이 부임해 쓰임을 확인할 때 눈도장을 제대로 찍지 못하면서 지금 상황에 놓였다.

보통 사인 앤드 트레이드 카드를 꺼내면 어느 정도 돌파구가 보이는데, 하주석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음주운전 징계 이력을 곱게 보지 않고 있기도 하고, 한 구단은 하주석을 영입했을 때 내줄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성욱은 원소속팀 NC 다이노스 외에도 외야수 영입을 노리는 구단의 관심이 클 것으로 보였다. 보상 부담이 매우 작은 FA C등급이기도 하고, 올해 타율은 0.204(358타수 73안타)로 높지 않지만 17홈런, 60타점을 기록한 펀치력이 강점이었다. 중견수로 안정적인 수비력도 갖춰 기대를 모았으나 지금은 김성욱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구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용찬과 서건창, 문성현도 당장은 원소속팀과 협상 외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이용찬은 베테랑 필승조를 원하는 구단이 노릴 만하지만, FA B등급 보상 규정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나이 30대 후반인 선수를 영입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것. 또 올해 57경기에서 16세이브를 챙겼으나 54⅓이닝, 평균자책점 6.13으로 2021년 NC 이적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여러모로 마이너스 요소가 많다.


왜 FA 미계약자들 올겨울은 더 쫓길까…'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안 통하…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이용찬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24/

왜 FA 미계약자들 올겨울은 더 쫓길까…'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안 통하…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6회초 1사 1, 2루 서건창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28/
서건창은 4수 끝에 FA 시장에 어렵게 처음 나왔다. 올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OPS 0.820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고, C등급의 이점을 살려 외부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엿보였다. 그러나 막상 시장이 열리니 2루수로는 수비가 부족하고, 1루수로는 거포가 아니다 보니 타격이 약해 애매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원소속팀 KIA는 일단 서건창과 협상 테이블을 열어놓고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 있다.

문성현은 올겨울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는 선수다. 다른 4명은 원소속팀과 소통의 창구를 열어두고 움직이고 있는데, 문성현은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협상 자체를 거의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현은 올해 42경기에서 1승, 3세이브, 2홀드, 38⅓이닝, 평균자책점 6.57에 그쳐 다른 팀이 관심을 보이기는 어려웠다. KBO 통산 성적은 280경기, 25승37패, 16세이브, 18홀드, 606⅔이닝, 평균자책점 5.00이다. C등급으로 보상 규모가 작아도 다른 구단에 어필이 가능한 성적이 아니었다.


협상에 속도가 붙으려면 선수가 원소속 구단이 원하는 금액에 맞추거나 다른 구단에서 영입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금 5명은 2가지 모두 다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각 선수의 원소속팀에서는 "선수와 입장 차이가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해를 넘기면 미계약자들이 더 쫓길 전망이다. 새해부터는 KBO리그 개막이 앞당겨진 영향으로 1월 25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수 있도록 KBO가 허용했기 때문. 2월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5일 정도 단축됐지만,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미계약 선수들은 훨씬 조급해질 수 있는 시간이다. 캠프를 시작하고 각 구단에 부상자 등 변수가 발생할 때까지 더 진득하게 기다리는 방법도 있으나 그때까지 야인으로 있어야 하는 선수들은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용찬이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이 전략을 택했다가 5월에야 NC와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큰 인내심이 필요한 전략이다.


왜 FA 미계약자들 올겨울은 더 쫓길까…'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안 통하…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KT의 경기, 키움 문성현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8.21/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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