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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배지환(26·인디애나폴리스)의 이름이 또 선발 명단에서 사라졌다. 부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체력 안배 차원도 아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이날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 라엘 록하트이기 때문에 좌타자 배지환이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벤치에 앉았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17일 선발 제외 때도 톨레도 선발은 좌완 베일리 혼이었다.
하지만 이보다는 전반적인 타격 부진이 선발 제외 요인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듯 하다. 배지환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18일 톨레도 선발 역시 베테랑 좌완투수 디트릭 엔스였다. 엔스는 지난해 KBO리그 LG트윈스에서 선발로 뛰며 13승(5패)을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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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일 경기에서 다시 실망스러운 모습이 재현됐다.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배지환은 4타수 무안타에 또 다시 3개의 삼진을 당했다. 1볼넷 1도루 1득점을 곁들였다. 타율은 0.211(38타수 8안타)로 다시 떨어졌다.
이날 상대 선발은 우완투수 윌켈 에르난데스였다. 배지환은 우완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2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겨우 4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초구 볼, 2구 파울 이후 2연속 헛스윙의 허무한 삼진. 올 시즌 내내 반복되는 배지환의 나쁜 패턴이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역시 4구 만에 에르난데스에게 루킹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싱커가 존을 통과하는 걸 그냥 지켜봤다. 기다릴 때와 쳐야 할 때의 구분점이 완전히 무너진 듯한 모습이었다. 6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배지환은 7회말 무사 1루 때 나온 네 번째 타석에서 또 4구 만에 삼진을 당했다. 1회와 비슷한 패턴이었다. 초구 볼 이후 루킹 스트라이크, 연속 2개의 헛방망이질로 타석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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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대타로도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배지환은 올 시즌 첫 선발 제외 경기였던 지난 17일 톨레도전 때는 그래도 2회초 대수비로 출전해 8번 타순에 배치돼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일 경기에서는 아예 배제됐다. 심지어 대타 기회가 없던 것도 아니다.
배지환 대신 1번 타순에 나온 닉 요크는 이날 4타수 무안타에 2삼진으로 부진했다.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빌리 쿡 역시 4타수 무안타였다. 타순과 수비 위치 등을 감안하면 배지환이 경기 중반 이후 이들 대신 나올 수도 있었지만, 인디애나폴리스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배지환에 대한 신뢰가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볼 만한 증거다.
한편, 인디애나폴리스는 배지환을 아예 활용하지 않았음에도 6대2로 쾌승을 거두며 4연승을 내달렸다. 배지환의 빈자리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