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ML이 탐낸 재능 아니네' 득점권 타율 4할 본능, 김원중 블론까지 살렸다

롯데 나승엽.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유감없이 발휘하는 득점권 본능.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이 다시 팀을 수렁에서 건졌다.

롯데는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최종 스코어 4대3으로 승리했다.

자칫 역전패를 당할뻔 한 경기였다. 1회말 2점을 낸 롯데는 이후 추가점 없이 2-0의 리드를 이어갔지만, 8회초 불펜이 흔들렸다. 필승조 정철원이 이닝 첫 타자 한석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권희동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 위기.

롯데 벤치는 정철원을 내리고 정현수를 투입했다. 그러나 정현수가 김주원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한 사이, 3루주자 한석현이 홈에 들어오면서 실점을 막지 못했다.

뒤이어 박민우에게 다시 볼넷 허용. 결국 1사 1,3루 위기에서 마무리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5개를 잡는 세이브 기회였다. 1루주자 박민우의 2루 도루 성공으로 1사 2,3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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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그 홈런왕 맷 데이비슨은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손아섭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서호철과의 승부를 선택했으나 제구 난조.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끝내 2-2 동점을 허용했다. 뒤이어 폭투로 또 1점을 내주면서 역전까지 내줬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롯데의 8회말 공격. 1아웃 이후 황성빈, 고승민이 연속 안타를 치고 레이예스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서 만루 찬스가 나승엽을 향했다.

최근 롯데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 나승엽은 NC 필승조 전사민의 초구 포크볼을 자신감있게 받아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냈다. 크게 튄 타구가 1루수 옆을 빠르게 지나가면서 우익수 앞까지 흘러가는 적시타가 됐다. 주자 2명이 득점했고, 나승엽은 2루까지 들어갔다. 롯데의 다시 4-3 역전을 만드는 천금같은 적시타였다. 나승엽의 적시타로 롯데는 9회초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면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나승엽의 결정적 한 방이 롯데를 수렁에서 구해냈다. 만약 롯데가 이날 그대로 패했다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롯데는 연승이 끊기는데다 마무리 김원중의 블론세이브로 인한 역전패라는 치명상을 입을 뻔 했다. 하지만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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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재학 시절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탐냈던 재능을 갖춘 나승엽은 첫 풀타임을 보낸 지난해보다, 올해 훨씬 더 위협적인 타자로 성장했다. 시즌 타율은 2할 후반대(0.287)지만, 시즌 득점권 타율은 4할1푼7리로 40% 이상의 확률을 넘는다.

덕분에 롯데는 뜨거운 상승세를 유지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시즌 20승 고지를 밟았다. 20승1무13패 승률 0.606으로 5연승을 달린 한화 이글스와 공동 2위를 지켰다. 1위 LG 트윈스가 5연패에 빠지면서 0.5경기 차 압박에 나섰고,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었다. 큰 경기를 잡았다.


나유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