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군보다 1군이 투수들의 실투가 적다. 생각하기에 따라 2군은 제구가 완전 들쭉날쭉하지만, 1군은 적어도 존 근처로 공이 모인다는 뜻이다. 1군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수원에 22세 괴물 타자가 나타났다. KT 위즈 안현민이 그 주인공이다.
4일 동안 무려 홈런 4개 포함 8안타 11타점을 몰아쳤다. 워낙 짧은 기간이라 큰 의미는 없지만, 타율은 5할(16타수 8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1.842에 달한다.
|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보물'들이 가득가득한 2022년 신인 드래프트 출신이다. 2차 4라운드(전체 38번)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동기들 중 프로에서 맹활약중인 1차지명 선수만도 KIA 김도영을 비롯해 두산 이병헌, KT 박영현, 키움 주승우, 삼성 이재현, 한화 문동주 등이다. 2차지명에도 삼성 김영웅, KIA 최지민, 롯데 윤동희 등이 포진하고 있다.
대박 드래프트 한복판에 또하나의 보물이 숨어있었던 셈이다.
마산고 시절만 해도 큰키에 도루하는 포수였다. 하지만 군복무 기간 동안 몸을 가다듬고 탄탄한 근육의 '터미네이터'로 거듭났다. "스피드보다는 파워로 승부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 하에 피나는 운동을 소화한 결과물이다.
|
지난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리그 최고 마무리 중 한명인 두산 김택연으로부터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린 장면이 백미였다. 투수는 직구만 10개 던지고, 타자는 직구만 노린 상남자간의 승부였다. 안현민은 "던질테면 던져봐! 라는 마음이었다. 슬라이더 던지면 헛스윙 삼진 먹지 뭐, 하는 마음이었다"고 당시 속내를 전했다.
발사각이 크게 높지 않은데도 170㎞를 넘나드는 메이저리그급 타구 속도를 지녔다. 이강철 감독이 "볼수록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라며 아끼는 이유다.
|
김택연 상대로 홈런을 친 다음날 "어제까진 나라는 선수를 소개하는 단계다. 오늘부터는 1군 선수에 걸맞게 스스로를 증명하고 보여주는 단계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후 3일간 홈런 3개를 추가하며 스스로의 말을 지켰다.
이강철 감독이 기다려온 토종 거포, 약한 타선에 한줄기 희망이다. 필요할 때 이런 선수가 또 나타나준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1군에 기용하며 경험을 쌓아놓은 덕분이다. 그것이 롱런의 비결, '강철매직'이다.
|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