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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나와! 50타수도 안되는데 리그 3루타 1위…'마황' 넘은 청출어람 → 도전 기회 있을까 [부산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5-05-06 15:27 | 최종수정 2025-05-07 07:21


김도영 나와! 50타수도 안되는데 리그 3루타 1위…'마황' 넘은 청출어…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이호준이 환호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30/

김도영 나와! 50타수도 안되는데 리그 3루타 1위…'마황' 넘은 청출어…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이클링 히트(야구에서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한경기에 모두 치는 것)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뭘까.

홈런이 아니라 3루타다. 말 그대로 '축복받은 선수'만 칠 수 있는 안타다.

지난해 리그에서 20홈런 타자는 총 22명에 달했다. 반면 매년 3루타 1위는 10개 안팎에서 결정된다. 작년 1위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10개로 1위였고, 2위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은 8개였다.

2006년 이후 최근 20시즌 동안 단일시즌 가장 많은 3루타를 친 선수는 전설로 남은 '201안타 MVP' 시즌의 2014년 서건창(17개)이다. 가장 적은 수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이듬해인 2015년 이용규 정수빈 박해민(이상 7개)이었다.

거포형 타자들의 경우 발이 느려 어지간해선 3루타를 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때문에 보통 3루타 하나가 부족해 사이클링 히트를 눈앞에서 놓치곤 한다.

그런데 올시즌 유독 '3루타 전문' 선수마냥 3루타를 날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고졸 2년차 이호준(21)이다.


김도영 나와! 50타수도 안되는데 리그 3루타 1위…'마황' 넘은 청출어…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이호준이 수비를 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30/
기본기 탄탄한 수비로 이미 김태형 롯데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전민재가 유격수로 자리잡기전 주전으로 잠시 뛰었고, 전민재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시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사령탑은 "(후보군 중)수비는 이호준이 가장 좋다. 스텝도 좋고, 어깨도 강하다"라고 호평하는 한편 "타격은 편하게 치고 수비만 잘하라"며 하위타순에 배치하고 있다.

방망이에 맞히는 능력은 있지만, 아직 때릴 수 있는 힘도, 안타성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도 부족하다는 평가. 올해 1군 기록은 5일까지 2할5푼(44타수 11안타)에 불과했다. 2군에서도 지난해 2할4푼(100타수 24안타), 올해 2할1푼7리(23타수 5안타)에 불과하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3루타가 잦다. 안타 12개 중 3루타가 4개다. 이미 강승호 배정대 김성윤 손아섭(이상 2개)에 앞선 3루타 부문 1위다. 황성빈은 아직 1개 뿐이다.

6일 부산 SSG 랜더스전에도 하나를 추가했다. 3회말 1사 후 등장한 이호준은 사직구장 우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타구를 친 뒤 내친 김에 3루까지 내달렸다. 이로써 시즌 4개째 3루타를 기록했다. 이날 3타수 1안타, 타율은 2할5푼5리로 올랐다.


김도영 나와! 50타수도 안되는데 리그 3루타 1위…'마황' 넘은 청출어…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기회를 받은 타석이 많은 것도, 장타를 많이 치는 선수도 아니다. 심지어 아직까진 1군에서 경쟁력 있는 타격도 아닌데 이상하리만치 3루타만 많다. 아직 시즌 40경기도 치르지 않았는데, 4개면 이미 지난해 기준 3루타 톱10(공동 7위)에 들 정도다.

4월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틀 연속 1개씩 쳤고,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때는 안타, 2루타, 3루타를 차례로 쳤다. 아쉽게도 홈런을 치지 못해 사이클링 히트는 무산됐다.

올시즌 이호준이 얼마나 많은 타석을 부여받을지는 아직까진 미지수다. 다만 수비력을 확실히 인정받은 만큼 전민재의 뒤를 받치며 수비를 안정시키는 역할로 올시즌 1군에서 중용될 가능성은 높다.


김도영 나와! 50타수도 안되는데 리그 3루타 1위…'마황' 넘은 청출어…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앞서 고척 키움전 당시 이호준은 2군보다 1군 타율이 더 높은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상하게 3루타를 많이 치더라"는 말에도 "그러게요. 이상하게 잘 나오네요"라며 멋쩍어했다.

남은 시즌 4~5개를 더 칠 수 있다면 3루타 1위에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신예 내야수의 색다르고 재미있는 행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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