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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최종 생존은 '기적의 스토리', "곧 다시 내려갈거야"라던 로버츠 절대 신임...테오스카 복귀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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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0 07:35


김혜성 최종 생존은 '기적의 스토리', "곧 다시 내려갈거야"라던 로버츠…
LA 다저스 김혜성이 지난 15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전에서 5회말 우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혜성 최종 생존은 '기적의 스토리', "곧 다시 내려갈거야"라던 로버츠…
김혜성이 빅리그 첫 홈런포를 쏘아올리고 들어오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활짝 웃으며 해바라기씨 세례를 받는 그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김혜성이 예상대로 최종 생존했다.

다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각) 거포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부상자 명단(IL)서 복귀시켰다. 테오스카는 지난 7일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며 IL에 올랐었다. 상태가 회복돼 지난 18일 싱글A 란초 쿠가몽가에서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를 소화하고 이날 합류하게 됐다.

테오스카의 복귀로 제임스 아웃맨이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로 다시 내려갔다. 테오스카가 IL에 등재될 때 빅리그에 오른 아웃맨은 9경기에서 타율 0.125(24타수 3안타)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기약없는 마이너리그행 보따리를 쌌다.

이로써 다저스는 전날 토미 에드먼에 이어 테오스카도 복귀함에 따라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김혜성의 빅리그 생존이 의미있는 것은 그가 최강 멤버를 자랑하는 다저스 야수진에서 주전 경쟁을 펼칠 기회를 비로서 잡았다는 점 때문이다.


김혜성 최종 생존은 '기적의 스토리', "곧 다시 내려갈거야"라던 로버츠…
LA 다저스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AFP연합뉴스

김혜성 최종 생존은 '기적의 스토리', "곧 다시 내려갈거야"라던 로버츠…
LA 다저스 김혜성은 빅리그 합류 후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나서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김혜성은 최근 이틀 연속 LA 에인절스가 좌완 선발을 내면서 선발 출전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다면 2루수와 중견수, 또는 양쪽을 오가는 붙박이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누가 뭐래도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잔류는 '기적의 스토리'라 부를 만하다. 현지 매체 다저스네이션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합류할 당시 "(에드먼이 돌아오면)김혜성은 곧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드먼과 김혜성은 지난 2~3월 스프링트레이닝서 2루와 중견수를 놓고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사이다.

지난 겨울 5년 74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한 에드먼이 훨씬 유리한 입장인 상황에서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로버츠 감독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여기에 또 다른 외야수 거포 앤디 파헤스가 도쿄시리즈 로스터에 승선함에 따라 김혜성이 결국 탈락하고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맞게 됐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6주가 지나고 기회가 찾아왔다. 결과론이지만 공교롭게도 경쟁자 에드먼의 부상의 김혜성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첫 2경기에서 교체 멤버로 출전한 김혜성은 지난 6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첫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의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로버츠 감독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마이애미와 3연전 동안 12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15일 애슬레틱스전에서는 5회말 우중간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입지를 강화했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에드먼이 복귀해도 김혜성의 빅리그 생활은 연장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로버츠 감독도 같은 뉘앙스의 코멘트를 잇달아 내놓았다. 김혜성은 애슬레틱스와의 3연전서 18타수 7안타를 때렸고, 특히 9타석 연속 출루라는 기록을 세우며 1번타자 오타니 쇼헤이 앞에 제대로 밥상을 차려놓는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른다.


김혜성 최종 생존은 '기적의 스토리', "곧 다시 내려갈거야"라던 로버츠…
김혜성이 지난 15일(한국시각) 애슬레틱스전에서 첫 홈런을 터뜨리고 들어오자 오타니 쇼헤이가 공손 하이파이브로 맞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김혜성 최종 생존은 '기적의 스토리', "곧 다시 내려갈거야"라던 로버츠…
김혜성의 향상된 타격 실력이 입증된 것은 트리플A가 아니라 빅리그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김혜성은 빅리그 첫 14경기에서 타율 0.452(31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9득점, 2볼넷, 3도루, OPS 1.066을 마크했다.

로버츠 감독은 시카고 컵스와의 도쿄 개막 시리즈를 떠나기 전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때 "이곳에 남아 타석에 꾸준히 서면서 빠른 공과 새 타격폼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리플A에서 몇 경기를 뛰면 불러올리겠다는 약속도 없었다.

다저스가 워낙 선수층이 두터워 김혜성 입장에서는 그저 묵묵히 실력을 갈고 닦아 긍정적인 보고서가 로버츠 감독에게 제출되도록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김혜성의 타격 실력이 긍정적으로 입증된 곳은 트리플A가 아니라 빅리그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김하성의 평균 타구속도는 87.1마일, 하드히트 비율은 30.8%로 리그 평균(88.5마일, 36.7%)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타구의 강도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뜻이다. 오히려 그보다는 정확한 컨택트 히팅과 볼과 스트라이크를 골라내는 선구안이 스카우팅 리포트의 기대치 이상으로 올라섰다는 점에 다저스는 만족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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