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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집 나가면 수그러지는 삼성 타격, 김지찬만 돋보인다.
첫 번째 변수에 대한 설명. 냉정히 키움이라 이긴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일 첫 번째 경기, 연장 11회 접전 끝에 겨우 이겼다. 키움이 이길 수 있는 찬스를 숱하게 잡았지만, 힘이 부족했다.
물론 비교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다른 상위 팀과의 승부였다면 삼성이 승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경기력이었다. 21일 경기도 마찬가지. 상대 선발 하영민에게 고전했다. 경기 후반 허약한 불펜을 공략해 쐐기점을 만들었다.
어느 팀이든 출루 잘하는 1번타자는 있다. 하지만 삼성 야구에는 왜 김지찬이 더 중요한 것일까. 분명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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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성적도 똑같다. 삼성은 리그 팀 홈런 1위다. 56개. 홈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 45개를 쳤다. 반대로 원정은 11개. KT 위즈와 원정 홈런 공동 꼴찌다. 팀 타율도 2할7푼인데 홈에서는 2할9푼4리 리그 1위, 원정은 2할3푼6리로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다.
삼성의 홈구장 '라팍'은 타자 친화를 넘어서, 타자에게 너무 유리한 구장이다. 외야가 육각 구조로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가 너무 짧아 홈런이 잘 나온다. 삼성은 홈구장에 맞는 팀 리빌딩을 진행했다. 김영웅, 이재현과 같이 장타력 있는 내야수들을 선발하고 기회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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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김지찬이 리드오프 자리에서 살아나가며 찬스를 만들어줘야 '홈런 야구' 속 짜임새가 생기는 것이다. 홈에서는 홈런이라도 나오면 이기지만, 원정에서는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 경기가 꼬인다. 그래도 김지찬이 휘젓고 다녀주니 어떻게라도 득점 찬스가 더 생기는 것이다.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의 햄스트링 부상 이탈 후 그 고민에 홈-원정 가리지 않는 구자욱을 1번에 배치해보기도 했는데, 구자욱은 잘해도 중심 타선이 헐거워지는 새로운 고민에 직면해야 했다. 그런데 김지찬이 돌아와주니 막힌 혈이 뚫렸다.
올시즌 김지찬 출전 경기가 21경기인데 삼성은 그 중 15승을 거뒀다. 또 김지찬은 홈 12경기 타율 3할7푼8리, 원정 9경기 타율 3할3푼3리로 홈-원정 가리지 않고 고르게 활약중이다. 단타자 유형이라 홈런은 없다. 그러니 홈-원정에 구애받지 않고 일관된 활약을 펼치는지도 모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